정부의 글로컬 대학 정책이 대구권 대학들의 통합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
경북대(대구)와 금오공대(구미)의 통합 필요성이 16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두 대학은 지난 2007년 통합을 논의한 바 있다.
경북대 등에 따르면 홍원화 경북대 총장과 곽호상 금오공대 총장이 최근 열린 전국 국·공립대 총장협의회에서 만나 장기적 관점에서 두 대학 간 통합 논의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고 한다. 국립대간 통합이 학령인구 감소 대응, 지역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된 것이 없다고 경북대 측은 밝혔다.
두 대학의 통합 논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북대 일부 학생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경북대는 지난 2008년 상주대(현 경북대 상주캠퍼스)와의 통합 때도 학생들 반발로 진통을 겪었다.
같은 학교법인 소속으로 대구에 위치한 계명대와 계명문화대(전문대학)도 통합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영남대(경산)도 같은 법인 소속 전문대학인 영남이공대(대구)와의 통합을 검토 중이다.
대학 간 통합 바람은 정부의 글로컬 대학 정책이 촉발했다. 지방위기 극복 방안 중 하나로 대학 혁신을 통해 지역산업 발전을 이끌겠다는 정책이다. 선정 대학 1곳당 국고 10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어 대학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
국립대인 경북대와 금오공대는 글로컬 대학 선정에 절실한 입장은 아니지만 취지에 공감해 통합 논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구권 대학 중에는 글로컬 대학에 선정된 곳이 없다.
대구지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7일 “글로컬 대학 선정을 위해 통합 검토를 시작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글로컬 대학 선정을 넘어 대학의 미래를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지난달 2023년 글로컬 본지정 대학으로 강원대·강릉원주대, 경상국립대, 부산대·부산교대, 순천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울산대, 전북대, 충북대·한국교통대, 포항공대, 한림대 등 총 10개 대학을 선정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