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옷 입은 나무들… 알고보니 ‘성탄 메시지’

입력 2023-12-08 03:05
서울 종로5가 가로수에 성탄 메시지가 표현된 트리 니팅이 꾸며져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서울 종로5가 일대 나무들이 형형색색의 옷을 걸쳤다. 평범한 뜨개 작품인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동방박사의 세 가지 선물, 예수님이 타고 오신 나귀, 다윗의 하프 등 성경적인 의미들이 담겼다. 연동교회(김주용 목사)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문화법인(이사장 주승중 목사)이 함께 진행한 ‘서울 트리 니팅’(tree knitting·나무 뜨개옷 입히기) 결과물이다. 겨울 가로수를 보호하기 위해 기둥에 뜨개질한 옷을 감싸는 트리 니팅에 성탄 의미를 더했다.

두 단체는 7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 게일홀에서 트리 니팅 세리머니를 열고 ‘기독교 거리’ 종로5가에 아기 예수 탄생의 기쁨을 알렸다. 참석자들은 나무 40그루에 입혀진 뜨개옷을 감상하고 핸드벨 공연을 보며 성탄을 축하했다. 김주용 목사는 “성탄 문화가 상업적으로 변해가고 있는데 시민들에게 진짜 성탄이 무엇인지 알리기 위해 트리 니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뜨개옷은 연동교회 성도 등 기독교인의 자원봉사로 만들어졌다. 36명의 봉사자는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매주 한 차례 모여 정성스럽게 옷을 지었다. 교회 측은 “주로 뜨개질을 취미로 많이 하던 어르신들이 참여했는데 자신들의 달란트로 거리를 아름답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총회문화법인은 한국교회가 성탄 트리 니팅에 동참하길 기대하고 있다. 손은희 사무총장은 “트리 니팅은 하나님이 주신 자연을 지키고 보호하는 의미도 있다”며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트리 니팅 문화가 더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