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초등학교를 찾아 내년 총선 2호 공약인 ‘온동네 초등돌봄’ 제도를 발표했다. 이 대표는 민생 행보를 통해 사법리스크와 이낙연 전 대표의 기습공격으로 인한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견제구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지방자치단체·교육청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국가가 책임지고 지자체가 직영하는 ‘온동네 초등돌봄’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온동네 초등돌봄’은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건강보험 적용)에 이은 민주당의 2호 총선 공약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정부는 학교에 부담을 전가해 업무 과중을 야기했고, 이것 때문에 정규 교육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돌봄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면서 “국가·지자체·교육청이 협력해 육아, 돌봄 그리고 개인의 교육 부담을 덜 수 있어야 저출산 문제를 조금이라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서울 강서구 방화초등학교를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고 ‘온동네 초등돌봄’ 제도를 직접 소개했다. 이 대표는 “교육 문제는 국가의 백년대계이기도 하고, 양육하는 부모님들이 겪는 어려움의 문제이기도 하고, 당사자인 초등학생들의 미래에 관한 문제”라며 “국가적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을 찾아 1호 공약(간병비 급여화)을 낸 지 8일 만에 현장 민생 행보에 속도를 붙인 것이다.
이 대표는 오는 13일에는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도 열 계획이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에 따른 부산 민심을 달래고 윤석열정부의 무능도 질타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또 전세사기 피해자가 많은 부산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 필요성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와 함께 ‘통합’에 방점이 찍힌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 대표는 최고위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와의 회동 계획을 묻는 말에 “당의 단합 그리고 소통은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누구나 열어놓고 소통하고 대화하고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5일에도 페이스북에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과 단결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올라온 이 전 대표에 대한 출당 청원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의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는데 거의 사당화돼 버리고 있다”면서 “이 대표가 정말 나라를 위해 (당대표직을 내려놓는) 중대한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삼육대에서 특강을 한 뒤 출당 청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미국에서 공부하고 책을 쓰고 있을 때 제명 청원에 5만명이 참여한 일이 있었다”면서 “그런 일들이 당에 도움이 될지 서로 잘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이 대표의 통합 제스처에 대해 “특별한 생각이 있지는 않다”며 “총선에 임해 선거를 치러야 하는 건 당이고, 출마자들이 최선의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장군 이동환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