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부산의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무산 이후 처음으로 6일 부산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시민들과 만나 “엑스포 전시장이 들어올 자리에 외국 투자기업을 더 많이 유치해서 부산을 더 발전시키고, 청년들에게 좋은 기회를 더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가덕도신공항과 산업은행 이전 등 부산에 대한 각종 선물 보따리를 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격려 간담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누구보다 엑스포 유치를 뜨겁게 열망했던 부산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 기간 중 슬로건이었던 ‘부산 이즈 레디’(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를 거론하면서 “부산은 다시 시작한다. 부산 이즈 비기닝(Busan is beginning)”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엑스포를 위해 추진한 지역 현안 사업은 그대로 더 완벽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가덕도신공항은 반드시 계획대로, 제대로 개항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공항과 연계된 철도·항만 등 ‘트라이포트’ 물류 플랫폼도 계획대로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조속히 마무리짓고 북항 재개발 사업도 예정대로 신속히 추진하는 한편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과 이를 추진할 범정부 거버넌스를 신속히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인프라 구축은 부산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산을 축으로 영호남 남부권 발전을 추진하고 전국 균형발전을 통한 우리 경제의 도약을 이끌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박형준 부산시장 등의 발표를 경청한 뒤 마무리 발언에서도 부산 개발과 국토의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것이 다 똑같이 느린 속도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라며 “명실상부한 제2의 도시인 부산을 글로벌 거점도시로 키워 국가 발전을 추진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점을 해소하는 근본적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부산의 발전이라는 것이 어떤 선거의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다”며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산업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논리 필연적인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대표로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키우려는 대통령의 담대한 비전과 부산시민의 염원이 함께한다면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며 “부산의 도전에 삼성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 이어 지역 전통시장인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을 찾아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의 국제시장 방문은 취임 이후 처음이었다. 상인들은 시장 초입부터 ‘2030 엑스포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윤 대통령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힘내십시오. 부산 더 키우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함께 떡볶이·빈대떡·튀김만두 등을 시식했다. 윤 대통령이 “떡이 아주 쫄깃쫄깃하다”고 말하자 이 회장은 “맛있네요”라고 답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