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인 신유열(37) 상무가 전무로 승진, 신설 조직인 미래성장실장을 맡게 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한다.
이번 인사에서 신 전무가 미래 먹거리 발굴의 중책을 맡으며 롯데가(家)가 3세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 등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했다고 6일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의 임원인사”라고 설명했다.
신 전무는 내년부터 롯데그룹의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을 전담하는 미래성장실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미래성장실은 바이오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 분야를 관리하고 새로운 성장 엔진을 발굴할 계획이다. 신 전무가 미래성장실장과 함께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직하는 것을 두고 롯데그룹이 미래성장동력의 핵심 분야로 바이오를 낙점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신 전무는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한 이후 지난해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상무보에 오르고, 일본 롯데파이낸셜 최대주주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공동대표로 선임되며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해 왔다.
롯데그룹은 이번 임원인사에서 전체 임원 규모를 크게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대비 주요 경영진을 대폭 교체하면서 혁신 지속을 위한 젊은 리더십 전진 배치와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한 핵임 인재 재배치에 힘을 줬다.
롯데그룹의 화학사업을 5년간 진두지휘한 김교현(66) 화학군 총괄대표(부회장)가 물러난다. 후임에는 이훈기(56)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사장)이 부임한다. 이영구(61) 식품군 총괄대표(사장)는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계열사 대표이사 세대교체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이 퇴진하고, 계열사 대표 14명이 교체된다. 고(故) 신격호 창업주와 신동빈 회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류제돈(63) 롯데물산 대표도 물러난다. 고수찬(61)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부사장), 고정욱(57)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부사장), 정준호(58) 롯데백화점 대표(부사장) 등 3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여성 리더십도 강화한다. 롯데AMC 김소연 대표가 여성 대표이사로 신규 임용된다. 기존 신민욱 롯데GFR 전무, 김혜주 롯데멤버스 전무를 포함해 3명이 된다. 전무 이상 고위임원 중 여성 비중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9.8%가 됐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