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與 의총 첫 참석… 사실상 상견례?

입력 2023-12-07 04:08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김영선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 신설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내년 4월 총선 출마 쪽으로 사실상 기운 한 장관이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 ‘정치 신고식’ ‘상견례’ 등의 분석이 뒤따랐다. 한 장관은 출마설과 관련해 “저는 정무직이지만 임명직 공직자”라면서 “진퇴하는 건 제가 정하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아무 조치가 없다면 인구 재앙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이민 정책은 할 거냐, 말 거냐’를 고민할 단계를 지났고, 안 하면 인구재앙으로 인한 국가 소멸의 운명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그러면서 “추진하려는 이민정책은 외국인을 무조건 많이 받자는 게 아니다”며 “필요한 외국인만 정부가 정교히 판단해 예측 가능성 있게 받아들이고, 불법 체류자를 더 강력히 단속하는 등 정부가 관리·통제해서 ‘그립’을 더 강하게 잡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의총에서 “정부와 국민의힘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우리는 미래를 정교하게 대비하고 국가와 국민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이라고 의원들을 치켜세웠다. 한 장관은 준비한 프레젠테이션(PT) 화면을 의총장 스크린에 띄운 채 A4 종이에 작성한 원고를 넘겨가며 약 26분간 열변을 토했다.

한 장관이 국민의힘 의총에 참석한 건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장관이 여당 의총에 참석한 건 자체가 특이한 사례는 아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의총에서 법안 등을 설명한 적이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례적으로 한 장관의 의총 발언을 공개했다. 앞서 이·원 장관의 의총 발언은 비공개했던 전례와는 뚜렷이 구별됐다. 이와 관련해 윤재옥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이 이민청에 대한 사전 지식이 많지 않아 (한 장관이)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보안이 필요한 사항이 아니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장관의 의총 참석을 내년 총선 행보와 연관시키는 해석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민청 신설은 여야 간 이견이 큰 쟁점 법안도 아닌데 한 장관이 굳이 설명하러 온 것이 낯선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정책을 정부와 여당이 함께 논의하는 것은 통상적인 직무 수행”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구자창 박성영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