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길 안내·수어 상담… 앱 ‘문턱’ 낮추는 기업들

입력 2023-12-07 04:03
게티이미지

내비게이션, 콜센터 등 일상 수요가 많은 서비스에 장애인용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장애인, 고령층 등 취약계층이 차별 없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접근성’ 개념이 주목받으면서다. 기업들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강화 차원에서 관련 서비스를 정비 중이다. 그러나 국내 애플리케이션(앱)들은 아직까지 미국 등 다른 나라 그것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티맵모빌리티에 따르면 티맵은 지난 1월 27일부터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버전 모두에서 길안내 기능 대부분에 대해 시각장애인용 대체텍스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티맵 앱 중 홈 화면, 검색창, 검색결과, 경로 영역의 버튼 이미지 및 텍스트에 대한 대체텍스트를 적용하는 것이다. 대체텍스트는 시각장애인의 웹 접근성을 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 웹 사이트에 게시된 이미지를 시각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는 글이나 문구를 뜻한다. 화면 낭독 프로그램이 대체 텍스트를 읽어 시각장애인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시각장애인들이 티맵에서 제공하는 도보 길안내 기능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고, 티맵의 길안내가 가장 정확도가 높아 제공해달라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밝혔다.

LG전자 콜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텔레서비스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화상 상담을 진행한다. 이는 2021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서비스로, 제품과 서비스 전문 지식을 갖춘 수어 통역사가 상담을 진행한다. 수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담 컨설턴트는 단순히 상담 통역뿐 아니라 서비스 센터를 방문하거나 AS 기사가 집을 방문하는 경우에도 통역을 지원한다. 최근까지 2200명이 넘는 고객들이 수어 상담 서비스를 이용했다.

비장애인 이용자는 모르는 이같은 ‘보이지 않는 노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근 앱이나 서비스에서 장애인의 접근성이 강조되면서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 앱의 접근성은 외국계 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2022년 모바일 앱 실태조사’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모바일 앱 300개(다운로드 상위 각 150개)의 접근성 수준은 100점 만점에 평균 75.5점으로 집계됐다.

전체 앱 가운데 하위 20위권에 속한 앱은 대부분 한국계 앱이다. 핀테크 앱 페이코가 55.4점으로 최하위였다. 명품 쇼핑 앱 발란(56.4점), 헬스·뷰티 앱 올리브영(56.9점), 디지털자산 거래 앱 빗썸(59.1점), 부동산 앱 다방(59.4점)이 뒤를 이었다.

반면 계정 도용 방지 앱인 구글 OTP는 100점 만점을 받아 다방면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이어 넷플릭스(96.8점), 유튜브 뮤직(96.8점), QR&바코드스캐너(95.8점) 순이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