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킬러’라는 별칭이 붙은 대잠초계기 P-8A, 일명 포세이돈 6대가 이르면 2025년 국내에 도입된다. 우리 해군 차세대 초계기로 선정된 P-8A은 북한 잠수함의 핵·미사일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이를 선제공격하는 ‘수중 킬체인’의 핵심 전력으로 운용될 전망이다.
미국 방산업체 보잉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워싱턴주 시애틀의 생산공장을 방문한 국방부 공동취재진에 P-8A 초계기 생산 공정을 공개했다. 생산이 완료돼 공장에 주기된 P-8A 기체에 ‘해군’ 글씨와 태극마크가 새겨진 모습도 처음으로 포착됐다.
우리 군은 2018년 21억 달러(당시 약 2조원)에 P-8A를 6대 도입하기로 계약했는데, 이날 취재진에 공개된 기체는 이 중 네 번째로 생산된 것이다. 보잉 관계자는 취재진에 “올해 (한국이 주문한) P-8A 초계기 중 4대를 생산했다”며 “내년 중 나머지 2대 제작을 완료해 미 해군에 인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작이 완료된 P-8A는 미국 정부를 거쳐 한국이 인도받게 된다. 정부는 P-8A를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도입했다. FMS는 주로 미국의 동맹국이나 우방국 정부가 방산업체가 아니라 미국 정부와 직접 무기 계약을 체결하는 걸 말한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보잉으로부터 장비를 구입해 검토 절차를 거친 뒤 다시 한국 정부에 넘기게 된다. 이 절차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보잉사 관계자는 “미국이 P-8A를 언제 한국에 넘겨줄지는 전적으로 미 해군과 한국 해군 간 논의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2025년부터 P-8A를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P-8A는 북한이 잠수함 등을 활용해 핵·미사일 공격을 시도할 때 이를 미리 탐지해 선제타격하는 ‘수중 킬체인’의 핵심 전력으로 운용될 전망이다. 표적 탐지 거리가 최대 470㎞에 이르고, 고해상도 촬영·탐지 거리도 수십㎞에 달한다. 잠수함 움직임을 잡아내는 데 활용하는 ‘소노부이’(음향탐지 부표)는 129개까지 실을 수 있다.
보잉사는 우리 공군 주력 전투기인 F-15K의 성능개량 사업도 맡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말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F-15K 성능개량사업 추진 기본전략을 심의·의결한 데 따른 것이다. 보잉은 지난달 29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취재진을 만나 F-15K 조종석과 레이더 등이 있는 기체 머리 부분 전체를 첨단 장비로 교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보잉은 또 자사 특수작전용 대형 기동헬기 치누크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유사시 적의 수뇌부를 사살하는 ‘참수 작전’에 유용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패트릭 서파스 보잉 이사는 지난달 30일 미 애리조나주 메사에 있는 치누크 생산공장을 찾은 취재진에 “치누크 헬기는 2011년 5월 2일 오사마 빈라덴 암살 작전에 사용됐다”며 “한국에도 잠재적 참수 작전 대상이 있다면 치누크가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택현 기자, 시애틀·메사=국방부 공동취재단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