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임원→42세 사장… ‘초고속 승진’ 코스 밟는 오너家

입력 2023-12-07 04:08

국내 100대 그룹의 오너가(家) 경영인들은 ‘초고속 승진 코스’를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초중반에 임원을 달았고, 이후 10년이 채 안 돼 사장으로 승진했다.

6일 리더스인덱스가 100대 그룹(자산 순위 기준)에 재직 중인 오너 일가 827명 가운데 사장단(사장·부회장·회장)에 속한 199명의 이력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평균 입사 연령은 28.9세였다. 입사 5년4개월 후인 34.3세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어 7년8개월 후인 42.1세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40명은 아예 임원으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이들 중 21명은 경력 입사했으며, 나머지 19명은 경력 없이 입사와 동시에 임원 타이틀을 얻었다.

오너가 2세들의 입사 이후 첫 임원 부임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4년7개월로 34.7세에 임원을 달았다. 오너가 3세와 4세는 6개월 더 빠른 4년1개월(32.8세)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임원에서 사장이 되는 속도는 2세들이 3·4세보다 빨랐다. 2세들은 평균 7년8개월이 걸려 42.6세에 사장이 됐고, 3·4세들은 8년4개월이 걸려 41.2세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사장에서 부회장이 되기까지 기간은 2세가 평균 6년5개월(49.1세), 3·4세는 4년8개월(46.0세)로 후대가 더 짧았다.

100대 그룹 사장단 중 나이가 가장 어린 인물은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다. 올해 초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1985년생이다.

가장 젊은 부회장은 이규호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다. 1984년생이자 코오롱가 4세다. 그 외 1980년대생 부회장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1983년생), 정기선 HD현대 부회장·홍정국 BGF 부회장(이상 1982년생),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1981년생) 등이 있다. 100대 그룹 사장단에서 여성은 22명으로 집계됐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회장 등이 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