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리츠 볕드나… 금리 인하 전망에 주가 ‘기지개’

입력 2023-12-07 04:03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고금리에 외면받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주가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 내년 금리 인하 전망에 리츠의 높은 배당수익률과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 리츠를 편입한 ‘KRX 리츠 TOP10’ 지수는 지난달 초부터 이달 5일까지 6.88% 상승했다. 같은 기간 ‘KRX 리츠인프라 지수’도 5.99%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다 물가 상승 폭도 줄고 있어서다. 이르면 내년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에 리츠 주가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는 투자자들에게서 자금을 모아 부동산 관련 증권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부동산 임대료와 매각 차익 등이 수익원이다. 실물 자산을 보유한 데다 배당수익률이 높아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지만 금리 인상기엔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보유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조달 금리 급등에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을 위한 이자비용이 늘기 때문이다.

반대로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 리츠 투자 수요가 늘어난다. 대출 의존도가 높던 리츠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데다 대체재인 고금리 채권 상품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 인상과 함께 리츠 주가가 공모가(5000원) 밑으로 대거 하락하면서 배당수익률이 높아졌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상장 리츠들은 조달금리 상승에도 올해 수준 또는 그 이상의 배당금을 계획하고 있으며 현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8~9%”라고 말했다.


이번 주가 반등도 대부분 과대 낙폭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리츠 가운데 11월 이후 가장 크게 상승한 종목은 KB스타리츠(13.28%)였다. KB스타리츠는 벨기에 브뤼셀과 영국 런던 소재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담고 있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의 경기침체가 두드러지자 지난 10월 말 3375원까지 내려갔다가 최근 3800원대로 올랐다.

이 밖에도 지난해 연초 대비 주가 반 토막을 경험한 공모 리츠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몰린다. 롯데리츠(12%)를 비롯해 ESR켄탈스퀘어리츠(10.94%), 제이알글로벌리츠(9.78%)가 큰 폭으로 올라 리츠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해외에서는 월 배당 투자로 유명한 리얼티인컴이 최근 한 달여간 16%가량 상승하자 국내 투자자들이 500억원 넘는 돈을 투자해 눈길을 끌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