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비공개 오찬을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혁신위원회가 혁신안 수용을 두고 대립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김기현 지도부 체제에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만희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비공개 오찬 후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 낮 12시1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윤 대통령 주재로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통령실 간 비공개 오찬 회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 회동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일주일 뒤인 지난 10월 18일 이후 한 달 반 만이다.
이 자리에는 김 대표를 비롯해 윤재옥 원내대표, 이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이관섭 정책실장, 한오섭 정무수석,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등 최근 꾸려진 ‘용산 2기 참모’들도 배석했다.
이 사무총장은 “어려운 민생을 챙기는 정책 예산 등 모든 분야에서 당과 대통령실 간 원활한 소통 체계를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어 “가덕도 신공항과 북항 개발 등 부산지역 발전을 위한 차질 없는 정책 추진과 글로벌 국제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오찬은 현재 김기현 지도부가 혁신위와 대립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혁신위 안팎에서 지도부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목소리까지 나오는 와중에 윤 대통령이 사실상 김기현 지도부를 재신임한 걸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김 대표는 오찬 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는 (윤 대통령과) 직접 만나서 어떤 때는 3~4시간씩 얘기하고 하루에 3~4번씩 통화도 한다”며 “내가 겪어본 보수당 대통령 중 소통이 가장 잘 된다”고 말했다.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총선 때까지 김 대표 체제를 흔들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지 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