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복귀 소동 이후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범용인공지능(AGI)을 둘러싼 논쟁이 부각되고 있다. 인간과 경쟁하는 최종 단계의 AGI 등장 시점을 두고 인공지능(AI) 권위자들은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AGI는 인간과 동등한 역할을 하는 AI를 의미한다. 인간이 설정한 조건 아래 제한된 업무를 수행하는 게 아니라 사람처럼 인지능력을 갖추고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도 해결책을 찾는다.
6일 IT 업계에 따르면 올트먼의 해고 및 복귀 사태 이면에 AGI 기술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이른바 ‘두머(doomer·파멸론자)’ 대 ‘부머(boomer·개발론자)’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최근 로이터는 오픈AI 내부의 ‘큐스타(Q*)’라는 프로젝트가 AGI를 개발하기 위한 돌파구이며 일부 연구자들은 이 프로젝트가 인류에 위협이 될 것임을 경고하는 편지를 이사회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기술 발전과 상업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 확고한 올트먼을 해임한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해임과 복귀 해프닝은 두머와 부머의 철학적 논쟁의 상징적 사건이 됐다. 두 집단 모두 AI 기술 발전으로 AGI가 등장할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다만 시점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AI 반도체 개발업체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5년 안에 AI가 인간과 상당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GI가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오늘날 출시하고 있는 H100의 설계도 이미 AI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AGI에 도달할 수 있는 시점을 3년 이내로 예측했다.
반면 AGI 개발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3일 얀 르쿤 메타 수석 AI 과학자는 “현재의 AI 시스템이 단순히 대량 텍스트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요약하는 것을 뛰어넘어 상식을 갖춘 지성에 도달하는 데 수십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르쿤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요수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와 함께 AI 부문의 ‘4대 대가’로 불린다. 르쿤은 황 CEO의 발언에 대해 “현재 진행되는 AI 전쟁에서 엔비디아는 무기상이며 전쟁이 계속되길 원해 그런 말을 한 것”이라며 “현실적이진 않다”고 반박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