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일반음악 같이 배워… 시대 맞는 인재 배출

입력 2023-12-06 03:02
서울신학대 교회음악과 학생들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부천의 학교 강의실에서 조정민(오른쪽) 강사의 ‘고급 지휘법’ 강의를 듣고 있다.

보면대(악보를 펴는 받침)와 찬양집이 학생들의 책상과 전공 서적이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부천 서울신학대(총장 황덕형) 성결인의집 2층. 이날 수강하기로 했던 ‘고급 지휘법’ 강의 시작 전 교회음악과 학생들은 저마다 보면대를 가져와 악보를 펼치며 강의를 준비했다. 피아노를 치며 손을 푸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강의실 앞에 선 조정민 강사가 기도로 강의 시작을 알렸다. “지휘 수업으로 학생들을 만나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저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지혜를 주셔서 영광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서울신대 교회음악과는 신학교의 정체성을 띠고 있지만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비율이 반반씩 차지한다. 그렇기에 믿음과 구원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학생들의 앞날을 축복하는 메시지를 전하곤 한다.

이날 강의는 프랑스 작곡가 샤를카미유 생상스(1835~1921)가 시편 118편 26~28절을 배경으로 작곡한 기독 가곡 ‘복 있도다’에 대한 분석 및 지휘 실습을 진행했다. 조 강사는 “지휘자는 무대에서 그 누구보다 곡의 해석을 중요시해야 하는 역할”이라며 “이 곡은 예수님이 곧 구세주라는 복된 소식을 노래하고 있다. 그렇다면 곡에서 어떻게 경건하고 진중한 모습을 표현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학생들이 한 명씩 나와 지휘 실습을 이어갔다.

교회 합창단 경험밖에 없는 기자도 지휘봉을 잡고 4분의 4박자 기호를 그리며 지휘했다. 조 강사는 배꼽의 위치에 따라 크레센도(점점 크게)와 데크레센도(점점 여리게)를 표현하며 손동작과 기본자세 등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사소한 행동에 따라 노래의 분위기와 음색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근 강의실에서는 ‘서양음악사’ 강의가 진행됐다. 앞선 고급 지휘법 강의와 달리 이론 중심으로 진행됐다. 강의는 교회음악뿐만 아니라 바로크시대 이후로 이어지는 고전파, 20세기 이후 현대까지 모든 서양음악 역사를 다룬다.

서울신대 교회음악과는 교회음악뿐만 아니라 일반 음악 교과과정을 동시에 교육해 시대상에 맞는 인재를 배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학과에 따르면 졸업생은 대부분 전문음악인으로 진출하며 찬송가 작곡가나 CCM 분야 사역자 등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교회음악과 피아노를 전공하는 이예은(23)씨는 “교회 반주를 맡으면서 곡의 역사나 탄생의 배경이 궁금했다. 학과에서는 이런 역사뿐만 아니라 연주법 및 섬세한 표현을 가르쳐줘 풍부한 반주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합창 수업 등을 통해서도 공동체 가치를 느낄 수 있어 여러모로 유익하다”고 전했다.

강수정 교회음악과 교수는 “교회음악은 음악적인 형태를 통해 예배의식을 강화하고 구원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도들의 신앙 고백과 영적인 신장을 돕는다”며 “음악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면서 신앙을 배우고 싶거나 공동체 가치를 배우고 싶은 학생에게 교회음악과를 권한다”고 밝혔다.

부천=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