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R&D’ 적극 지원… 기술패권 시대 경쟁력 키운다

입력 2023-12-06 04:0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윤석열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의 틀을 바꾼다. 국내 R&D 체계를 글로벌 기준에 맞는 선도형 시스템으로 전환해 국내에만 머물렀던 연구자들이 세계 무대로 진출할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글로벌 R&D’를 주요 R&D 정책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윤석열정부 R&D 혁신 방안’의 핵심은 글로벌 R&D 지원책이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R&D 투자 규모를 5조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부 전체 R&D의 1.6% 수준에서 6~7%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R&D 혁신을 위해서는 적재적소에 예산이 투입돼야 하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상위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시기라는 판단에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5일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R&D가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연구 역량을 배양할 것”이라며 “글로벌 R&D 역량이 전체 과학기술 경쟁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앞으로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국제공동연구사업’을 추진하며 여러 성과를 냈다. 한국연구재단은 ‘국제협력사업’을 통해 글로벌 난제 해결, 국가 경쟁력 제고, 안정적 외교 협력, 개도국 과학기술 혁신 역량 지원에 역점을 뒀다. 재단은 지난해 기준 1202억원을 투입해 1237개 과제를 지원했다. 재단이 지원한 7개 사업을 통해 발표된 논문 중 SCI급 피인용지수는 평균 5.54로 집계됐다. 피인용지수는 해당 SCI 학술지에 게재된 최근 논문이 얼마나 동료 과학자의 SCI 논문에 인용됐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피인용지수가 높을수록 학술지의 영향력이 크고 질적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사업 지원은 연구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과학기술국제화사업을 통해 1730명의 과학자를 국내에 유치했고 1982명을 해외에 파견했다. 국가 간 협력 관계를 증진하는 다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는 “인천대-파리대 간 공동 박사학위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계기를 마련하거나 독일, 일본과의 협력을 통해 양자기술정보 표준화를 이끄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글로벌 R&D를 통해 바이오와 양자기술 등 미래 먹거리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 규모(2조920억 달러)는 자동차, 석유화학, 반도체 등 3대 산업(2조2210억 달러)을 모두 더한 것과 맞먹는다. 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내년 디지털바이오 육성(150억원), 첨단바이오 글로벌 역량 강화(100억원), 바이오혁신 기반 조성(47억원), 합성생물학 글로벌 기술 선도 국제협력(5억6000만원) 등 4개 사업에 약 303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양자기술에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498억원의 예산을 들인다. 핵심 권역별 양자기술 협력센터를 설립하고 기술 분야별 공동연구센터를 만든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