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의혹 사건의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게서 직접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고 법정 증언했다.
사업가 김모씨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2부(재판장 김정곤) 심리로 열린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윤관석 무소속 의원의 정당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2021년 6월 송 전 대표 경선캠프 해단식 날에 해장국집에서 송 전 대표와 아침식사를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쑥스러움을 타고 있던 차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제 손을 끌고 송 전 대표 테이블에 앉게 했다”며 “그때 송 전 대표가 ‘여러 가지로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씨가 같은 해 4월 박용수 전 보좌관에게 현금 5000만원을 건넨 것에 대해 송 전 대표가 감사 인사를 한 것으로 생각했느냐고 물었다. 김씨는 “당연하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며 “저도 ‘자금이 어려울 때 도와줘 고맙다는 얘기를 하는구나’ 생각했다. 제가 캠프에 도움준 게 그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송 전 대표가 당대표가 되면 막연하게나마 부탁할 거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자금 지원 동기를 설명했다. 김씨는 송 전 대표와 20년 이상 알고 지내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송 전 대표가 친구이기도 하고, 이때 도와주지 않으면 생색을 못 내겠다고 생각했다. (3월에) 강씨의 지원 요청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강씨가 아닌 박씨에게 자금을 전달한 것에 대해선 “보좌관에게 전달해야 돈이 다른 데 쓰이지 않고 송 전 대표에게 보고되고 정상적으로 잘 쓰일 것으로 기대했다”고 했다. 그는 ‘돈을 전달하러 간 날짜에 송 전 대표가 캠프에 없어서 박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취지로 덧붙였다.
검찰은 김씨가 건넨 5000만원이 2021년 전당대회 당시 현역의원, 지역상황실장 등에게 뿌려진 9400만원의 자금원이라고 본다. 송 전 대표는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오는 8일 송 전 대표를 소환조사한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