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나 축구 같은 구기종목처럼 게임에도 소속 대학을 대표해 학생들이 실력을 겨루는 무대가 있다. 아마추어 e스포츠 활성화와 대학 e스포츠 생태계 조성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e스포츠협회 등이 협력해 2020년부터 개최 중인 ’e스포츠 대학리그’가 그곳이다.
과거 ‘농구대잔치’처럼 구름 관중을 끌어모으진 않지만 e스포츠 대학리그는 점진적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그간 짧게 토너먼트 대회를 개최하다가 올해부터는 대학 선수들의 학기 기간에 맞춰 9~11월간 리그를, 12월 초에 결선을 여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대학리그는 지난 2~3일 양일간 대전 유성구 엑스포과학공원 인근 e스포츠 경기장에서 결선을 진행했다. 국제대, 신구대, 오산대, 전남과학대, 전남대, 조선이공대, 호남대, 대전대, 단국대, 순천향대, 중부대, 동서대, 동아대, 부산대, 카이스트, 서울시립대, 수성대 엠블럼을 유니폼에 새긴 학생들이 우승컵을 두고 열띤 경쟁을 펼쳤다.
청춘들은 프로리그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열정을 쏟아부었다. 일부 대학에선 학우들이 현장을 방문해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그 결과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서는 전남과학대가 오산대를, ‘PUBG: 배틀그라운드’ 종목에서는 호남대가 전남과학대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호남대 이윤범 감독은 “2020년에 선수로 대학 리그에 도전했는데 입상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내 꿈을 대신 이뤄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은 대부분 e스포츠 관련 학과 소속이다. 학과에는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이들뿐만 아니라 미래 e스포츠 업계 종사를 목표로 업계의 생리를 배우고 체험하는 이들도 있다. 현재 e스포츠 프로 선수로도 활동 중인 호남대 지현우 학생은 “은퇴 후에도 e스포츠 산업에 종사하며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대전=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