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뚫은 자동차… 친환경·SUV가 견인했다

입력 2023-12-05 04:08

올해 국내 자동차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5년 만에 400만대를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다. 내년에는 수출액 700억 달러(약 91조원)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4일 ‘2023년 자동차산업 평가 및 2024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자동차 국내 판매가 지난해 대비 3.3% 늘어난 174만대, 수출은 17.4% 증가한 270만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수출 실적 전망치는 2016년 이후 최고다. 친환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수출 확대가 영향을 줬다. 1~10월 누적 업체별 수출은 대다수가 두 자릿수 증가했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16.5% 증가했고, 기아는 18.5% 늘었다. 한국 지엠도 수출전략모델 2개 차종에 대한 집중 생산이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지난해 대비 82.3% 증가했다. KG모빌리티의 수출량은 4만7852대로 지난해보다 30.7% 증가했다.

수출액은 지난해 대비 27.2% 늘어난 688억 달러(약 90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고부가가치 차량의 수출이 늘어나고, 신차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차량 1대당 수출 단가가 2019년 1만6146달러에서 올해는 2만3046달러로 42.7%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10.2% 증가한 414만대로 예상됐다. 생산 400만대 돌파는 201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2018년 403만대를 합작 생산했다. 국내 판매와 수출이 동반 상승한 점, 반도체 부족과 같은 공급망 차질에 따른 병목현상이 해소된 점 등을 생산량 증가 이유로 꼽혔다.

보고서는 현대차그룹이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글로벌 완성차 업체 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10월 기준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7.7%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1위는 일본의 도요타, 2위는 독일 폭스바겐이다.


내년 전망도 그리 어둡지 않다. 국내 판매는 올해보다 1.7% 감소한 171만대, 수출은 1.9% 증가한 275만대로 추정했다. 수출액은 3.9% 증가해 715억 달러(약 9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생산량은 0.7% 증가한 417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훈 KAMA 회장은 “내년 국내 시장은 경기부진, 고금리 등으로 자동차와 같은 내구재 소비 여력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노후차 교체구매 지원, 친환경차 구매 활성화 정책 등 다양한 소비 지원과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