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풍에 외풍’ 李 리더십 또 시험대… 친명은 “대세 지장 없다”

입력 2023-12-04 04:07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광주 남부대에서 열린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환담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정권이 무서워하는 야당이 되려면 야당 스스로 떳떳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지난 9월 27일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내년 4월 총선 때까지는 안정적으로 당을 이끌 것이라는 내부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 가장 큰 타격은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실형 선고로 사법리스크가 재점화된 것이다. 여기에 비명(비이재명)계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의 탈당 선언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이재명 때리기’도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표가 다시 흔들리게 된 결정적 계기는 김 전 부원장이 지난달 30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재판 결과다. 이 대표 본인도 최측근으로 인정한 김 전 부원장이 받은 돈이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정치자금으로 쓰였다면 관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이 우세하다. 당장 비명계에선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방탄정당’ 이미지가 강화될 위기에 빠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상민 의원이 3일 민주당을 ‘이재명 사당’ ‘개딸당’이라고 규정하며 공식 탈당을 선언한 점도 이 대표 입장에선 수습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에 더해 이낙연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이 대표를 겨냥한 장외 공세를 펼치기 시작한 점도 부담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당장 일주일에 며칠씩 법원에 가는데 ‘이런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당연히 함 직하다”고 비판했다. 최근 공개적으로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한 이 전 대표가 시사한 신당 창당이 만약 총선을 앞두고 현실화한다면 이는 계파 갈등을 넘어 이 대표 리더십을 뿌리째 흔들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내년 총선과 차기 당대표 선거에 적용될 공천 룰·전당대회 룰 변경을 놓고도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은 확산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애초 관련 룰 개정을 오는 7일 중앙위원회에서 온라인으로 의결하려 했지만 최근 의원총회에서 비명계 박용진 의원의 문제제기를 수용해 오프라인 회의까지 병행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계파 간 난상토론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현장·정책 행보를 통해 당 내외의 ‘이재명 흔들기’를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6일 총선 공약 2호인 ‘돌봄학교’ 정책 추진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주 4050세대를 겨냥한 ‘간병비 급여화 정책’ 간담회에 이어 이번에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3040세대에 소구할 목적으로 현장 정책에 나선다는 것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부모의 출퇴근 시간대에 맞춰서 자녀들 방과후 시간까지 넉넉히 커버할 수 있도록 돌봄센터 운영시간을 오후 8시까지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4일에는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이 자리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 최고위원 등이 대거 참석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피부에 와 닿는 총선 공약과 현장 행보로 국민들에게 뚜벅뚜벅 다가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친명계 의원은 “이 의원 탈당은 예상됐던 일이고, 이 전 대표의 공격은 자충수가 될 것”이라며 “이 대표의 리더십이 일시적으로 흔들리는 것처럼 보일 뿐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