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8개월 만에 소환… 쟁점은 돈봉투 살포 인지 여부

입력 2023-12-04 04:04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저서 ‘송영길의 선전포고’ 북콘서트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 8개월 만에 의혹의 정점인 송영길 전 대표를 소환조사한다. 경선캠프의 돈봉투 살포를 전혀 몰랐다고 부인하는 송 전 대표의 인지 여부를 입증할 추가 증거를 확보했는지가 이번 검찰 조사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오는 8일 송 전 대표 피의자 조사를 앞두고 핵심 증거관계 정리, 최종 질문지 준비 등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 조사는 검찰이 지난 4월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을 압수수색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검찰은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 캠프 소속 인사들이 현역 의원 20명과 지역상황실장 등에게 총 9400만원을 살포하는 데 송 전 대표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돈봉투 살포 목적은 ‘매표 행위’였고 최종 수혜자는 송 전 대표라고 본다.

돈봉투 조성 및 일부 살포 과정의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확인된 만큼 송 전 대표가 이를 사전에 인지했는지가 혐의 입증의 핵심 관건이다. 앞서 윤 의원은 재판에서 돈봉투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현역 의원을 상대로 살포를 주도한 것이 아니라 보관만 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검찰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2021년 4월 10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내가 성만이 형이 연결해 줘서 ‘그거 좀 나눠줬다’고 영길이 형한테 말했어. ‘성만이 형이 준비해 준 것 갖고 인사했다’고 하니 ‘잘했네’라고 하더라”고 말한 녹취록 내용을 재판에서 공개한 바 있다. 녹취록에서 강씨는 이씨에게 “알았어, 송(영길)한테는 살짝 얘기해줘야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같은 녹취록을 송 전 대표의 인지 정황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본다.

하지만 송 전 대표는 “당시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적이 전혀 없고,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가 어려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부산 북 콘서트 현장에 참석해 “검찰에 출석하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수사 전에는 나에게 한마디도 묻지 말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