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등 22개국 “2050년까지 원자력에너지 3배로 확대”

입력 2023-12-04 04:06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린 두바이에서 함께 회의장으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22개국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50년까지 세계 원자력에너지 발전 용량을 2020년 대비 3배 늘리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에서 22개국은 이 같은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22개국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원자력에너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인정했다.

22개국은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와 다른 첨단 원자로의 개발을 지원키로 했다. 또 자국 내 원자력발전소를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비확산 원칙을 준수하며, 폐연료를 장기간 책임 있게 관리하는 데 필요한 행동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COP28 의장국인 UAE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3배로 확대하는 협약에 지금까지 117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117개국 가운데 한국도 포함됐다. UAE와 유럽연합(EU) 등은 이 협약 내용을 이번 총회 최종 합의문에 넣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려면 200개에 달하는 국가의 동의가 필요한데 온실가스 배출량 최상위 국가인 중국과 인도 등은 협약 참여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들은 2030년까지 유정 및 시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을 80% 이상 줄이기로 합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OP28이 열린 두바이에서 전 세계 50개 석유·가스 회사들이 ‘석유와 가스 탈탄소화 헌장’에 서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UAE의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 미국의 엑슨모빌 등이 동참했다.

이들 업체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5년 내로 메탄 배출량을 80% 이상 줄이고 석유·가스 시추 과정에서 메탄을 소각하지 않고 별도로 채집해 처리키로 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지구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면 지구온난화 속도를 25% 이상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자원연구소의 멜라니 로빈슨은 “헌장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서 기후위기를 타개할 수준의 온실가스 저감을 강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급격한 지구온난화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야심 찬 계획”이라며 “COP28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 중 하나가 될 예상치 못한 약속”이라고 평가했다. 프레드 크루프 환경보호기금(EDF) 대표도 “약속이 지켜진다면 향후 10년 내 지구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이전 기후변화협약에서 합의된 그 어떤 것보다도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미국도 자체적인 메탄 규제에 나섰다. 마이클 리건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메탄을 향후 15년간 80% 감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