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대한 규제 요구가 커진 가운데 SNS 운영업체들이 이른바 ‘출구 전략’으로 유료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SNS 계정 사칭이 논란을 빚자 유료 본인 인증 서비스를 도입하는 식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는 이달부터 한국에 ‘메타 베리파이드(Verified)’ 서비스를 적용한다. 이는 19세 이상 사용자가 월 구독료를 내고 정부 발급 신분증으로 본인 인증을 하면 정치인, 연예인 등의 프로필에 붙던 파란색 인증 배지를 달 수 있는 서비스다. 프로필 1개에 월 2만2000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프로필을 모두 인증할 경우 월 3만5900원의 비용이 든다. 메타는 “신원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사칭에 대한 걱정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최근 SNS에서는 유명인을 사칭한 불법 투자 광고가 활개를 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는 메타에 시정 요구를 한 상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메타 측과 자율규제 방안을 논의했지만 불법 사칭 광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타가 불법 광고 해결을 구실로 유료 서비스 출시에만 열을 올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메타는 유럽연합(EU)의 맞춤형 광고 제한 규제에도 유료 서비스로 대응했다. 메타는 이달부터 EU와 유럽경제지역(EEA)에서 ‘광고 없는(Ad-free)’ 유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광고를 보고 싶지 않으면 웹 사이트 기준 월 9.99유로, 모바일 기준 월 12.99유로를 내면 된다. 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에서 메타의 맞춤형 광고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12월 ‘X’(옛 트위터)도 매달 8달러를 내면 계정에 ‘블루 체크’ 표시를 해주는 유료 서비스를 도입했다. 일론 머스크 X 최고경영자는 광고 유무에 따라 구독료가 다른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출시도 예고했다. X는 모든 이용자들에게 월 사용료를 부과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X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관한 가짜뉴스 확산을 방조한 혐의로 EU의 조사 대상에 올랐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