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로 중동 건설 속도전, 2027년까지 年 5% 성장

입력 2023-12-04 04:05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건설시장이 향후 수년간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친환경 에너지 사업 확대는 한국 건설업계에 수주 확대의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되면서다.

3일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가 발간한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이후 중동 건설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를 보면 사우디 건설시장은 2024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사우디 건설시장은 1391억 달러(180조7000억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4.5% 증가했다.

사우디 건설시장 성장세는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등에 따른 원유 수요 폭증으로 기름값이 뛰면서 경제 여건이 개선된 결과다. 고유가로 벌어들인 돈을 여러 개발 프로젝트에 쏟아부으면서 현지 건설시장이 더욱 커졌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주택 2만4000가구와 사무공간 360만㎡를 개발하는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국내 건설사도 참여하고 있는 네옴 프로젝트가 그 핵심 사업이다. 사우디는 이 사업에 5000억 달러(약 650조원)를 투자한다.

중동 전체 건설산업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4.4%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지 건설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5033억 달러(약 653조8000억원)로 전년 대비 3.4% 커졌다. 올해도 비슷한 3.3%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동 건설시장 확대와 함께 재생에너지 시설 구축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우디,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지난 10년간 480억 달러가 넘는 재생에너지 사업을 발주했다. 향후 150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추진한다.

사우디는 2021년 4.9GW 수준이던 재생에너지 용량을 2024년 27.3GW, 2030년 58.7GW로 늘릴 예정이다. 오만도 25GW 규모 육상 풍력·태양광 에너지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의 개발을 4단계에 걸쳐 추진한다.

지영구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 연구원은 “향후 중동지역 내 다양한 그린에너지 사업 발주가 예상돼 국내 기업의 수주 기회가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