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만 하면 턱 통증… “치과 말고 심장내과 가보세요”

입력 2023-12-05 04:05
게티이미지

50대 A씨는 딱딱한 아몬드나 마른오징어 같은 음식을 자주 먹는 편이다. 매년 직장 건강검진도 꼬박꼬박 챙기는데, 운동 부족 외에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운동할 때마다 턱이 아프고, 계단을 오르거나 뛸 때 아래턱 부위에 통증이 느껴져 일반 치과와 정형외과를 전전했다. 약도 보름 이상 먹고 물리 치료도 했는데 효과가 없었다. 주변의 권유로 구강내과를 찾아갔더니, 검사하자마자 이번엔 심장내과로 빨리 가보라고 의뢰서를 써줬다. 반신반의 심정으로 심장내과에서 검사를 했더니 입원을 권고했다. 협심증 진단이 나와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삽입 시술이 급히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턱이 아파 턱 치료를 꾸준히 받았음에도 증상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턱에 문제는 없지만 턱부위에 통증이 느껴지는 ‘연관통’ 혹은 ‘방사통’일 때가 그렇다.

홍유리 구강내과 전문의(대전 선치과병원)는 4일 “턱을 포함한 구강·안면부가 아프면 턱관절 장애 등 턱에만 문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드물게 몸의 다른 부위 문제로 턱에 통증이 전달되기도 한다”면서 “이때 진정한 원인을 정확하게 감별해서 적절한 처치를 하는 것이 구강내과 전문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턱관절 질환의 경우 불편감이 느껴지는 턱관절의 위치상 귀의 문제인 줄 알고 이비인후과나 정형외과로 잘못 방문하기도 한다. 턱관절은 입을 벌리고 다물 때 양쪽 귀 앞에 튀어나온 뼈로, 위턱과 아래턱을 이어준다. 이렇게 번지수를 잘못 찾아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증상이 오래 가거나 악화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홍 전문의는 “심장질환이 있을 경우 등이나 가슴에 통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턱은 그렇지 않다. 협심증 심근경색 등 허혈성심장질환은 드물지만, 방사통이 아래턱 부위로도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 몸 어디에도 불편감이 없고 식사 시 턱에도 이상이 전혀 없지만 운동할 때에만 턱이 아프다면 심장질환으로 인한 방사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홍 전문의는 “방사통은 단순 턱관절 장애로 오인해 여기저기 전전하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면서 “실제 턱의 문제인지 정확한 진단은 자세한 문진과 추가 검사를 받아봐야 알 수 있다. 물론 턱이 아프다고 다 방사통은 아니니 섣부른 걱정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