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소비 덕 본 화웨이, 스마트워치 시장 톱2 위협

입력 2023-12-04 04:03

연초 경기 침체 여파로 위축됐던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이 올해 3분기 다시 성장세에 진입했다. 시장 성장을 이끈 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였다. 화웨이는 중국 내 스마트워치 수요를 흡수하면서 글로벌 점유율도 크게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 중국 기업에 역전을 허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3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스마트워치 시장은 올해 초 수요 감소 탓에 침체를 겪었다. 그러나 지난 3분기 중국 시장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은 반등에 성공했다.

스마트워치 시장은 프리미엄 부문과 보급형 부문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애플과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워치 시장을 양분해왔다. 지난해 3분기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각각 45%, 24%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이 이 양강 구도를 깨고 있다. 지난 3분기 화웨이는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 14%를 찍으며 3위에 올라섰다. 3분기 기준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워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2%나 늘었다. 중국 내 시장에서 판매량이 대폭 늘면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기업으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화웨이는 올해 3분기 전체 출하량에서 전년 동기 대비 56%의 증가세를 기록했다”며 “화웨이가 역대 최고의 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 3분기 전체 스마트 워치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약진 중이다. 애플의 아이폰 선호도가 높았던 중국에서 ‘애국 소비’ 기조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화웨이 제품 구매가 크게 늘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은 중국 내 화웨이와의 경쟁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내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화웨이 호황’의 직격타를 맞았다. 지난 7월 신제품 갤럭시워치6를 출시한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은 18%로 화훼이보다 4% 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기술 투자를 하면서 성능 면에선 삼성전자 스마트워치와 비슷하거나 더 좋은 경우도 나타난다”며 “삼성전자가 공격적 투자를 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우위를 빼앗기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