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거부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

입력 2023-12-04 03:04

‘모태신앙, 축복인가? 가스라이팅인가.’ 제가 최근에 들은 이야기입니다. 한 목회자 가정의 10대 자녀가 다음과 같이 선포했다고 합니다. ‘나는 부모님에게 가스라이팅 당했다. 하나님은 계시지 않는 것 같은데 부모님께 기독교 신앙을 강요당했다’고 말입니다. 가스라이팅이란 타인의 심리를 교묘하게 조작하여 판단력을 상실하게 해 타인에 대한 통제능력을 행사하는 범죄행위입니다. 그러나 모태신앙은 절대 가스라이팅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독교 가정에 태어났다는 것은 큰 하나님의 축복이며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기독교 모태 신앙이 가스라이팅이 아닌 이유는 두 가지 질문의 답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 유익인가. 그리고 선택의 자유는 있는가. 먼저 모태신앙의 유익은 자녀 당사자들에게 있고 그 결과 믿음의 자녀가 그 복을 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태 신앙의 자녀들은 언젠가 의지적 선택을 할 시간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 본질적인 질문은 기독교 신앙이 참 진리인가 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로부터 성도들의 ‘죽은 자의 부활’에 관한 논쟁 소식을 듣고 편지를 보냅니다. “만일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일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신 일이 없었을 터이요.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신 일이 없으면 너희의 믿음도 헛되고 너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요.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잠자는 자도 망하였으리니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이리라.”(고전 15:16~19)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고 기독교 진리를 일찍이 배우고 깨달아 신앙을 소유하게 된 것은 큰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은혜란 ‘호의 축복 친절 값없이 주신 선물 자격 없는 자에게 주어진 선물’이란 뜻입니다. 때때로 기독교 신앙의 은혜를 경험하지 못한 진영에서는, ‘기독교 은혜는 성도의 방만한 삶을 조장한다’고 오해를 하곤 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믿고 고백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모든 일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는 것은 방만한 삶으로 인도가 아니라, 도리어 축복의 삶으로 인도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거절할 수 없는 놀라운 축복입니다. 구원은 ‘거저 주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일방적이며 편파적인 사랑입니다. 사도 바울은 성도가 하나님과 그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의 지혜와 계시의 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영광의 아버지께서 지혜와 계시의 영을 너희에게 주사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너희 마음의 눈을 밝히사 그의 부르심의 소망이 무엇이며 성도 안에서 그 기업의 영광의 풍성함이 무엇이며 그의 힘의 위력으로 역사하심을 따라 믿는 우리에게 베푸신 능력의 지극히 크심이 어떠한 것을 너희로 알게 하시기를 구하노라.”(엡 1:17~19)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선택의 은혜일 뿐 아니라, 우리가 그 은혜로 구원받은 것 역시 하나님의 은혜로만 알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기독교 구원의 시작과 마지막까지도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은혜와 감사의 고백은 능력이 있습니다. 고백은 하나님을 인정하며 전적으로 신뢰하는 의지적 표현입니다. 우리 주위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감사의 고백을 통해 삶의 영역이 확장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삶의 순간순간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최재성 목사(서초교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인 서초교회는 서울시 서초구 서초중앙로에 있습니다. ‘오직 예수, 오직 은혜’라는 비전 아래 하나님과 친밀한 예배 공동체, 내면 성숙을 도모하는 배움 공동체, 이웃과 함께하는 섬김 공동체를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