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에서 생성형·온디바이스 AI까지… 인간 신경망 본뜬 기술 개발 시간문제

입력 2023-11-30 04:06
국민일보DB

챗GPT 출시 이후 인공지능(AI) 기술은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텍스트 위주의 생성형 AI에서 시각·음성 정보를 만드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앞으로는 인간의 사고체계나 신경망까지 본뜬 AI 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AI발 산업혁명기가 도래했다는 평가다.

챗GPT는 방대한 텍스트를 이해할 뿐 아니라 읽기 학습까지 가능한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사용자 요구대로 데이터나 정보를 추려내거나 텍스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 챗GPT가 생성형 AI라고 불리는 이유다. 이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모델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AI 기술 개발에 가속도가 붙었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29일 “챗GPT 출시 이후의 AI 기술 개발은 그전의 다른 어떤 기술 분야에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AI 기술은 이미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매켄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발전으로 2030년까지 중국 일자리 절반 이상이 자동화되고 2050년에는 자동화율이 90%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구조 변화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뒤흔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AI 기술은 과거 텍스트 위주의 답을 제시하던 ‘챗봇’ 수준에서 영상과 이미지, 음성 등의 생성물을 내놓거나 이를 조합한 정보나 콘텐츠를 만드는 단계에 이르렀다.

예컨대 제조 공정이나 생산 실적 등의 데이터를 입력하면 효율성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픽을 제시하거나 더 나은 성과를 위한 공정 개선안을 도면을 포함한 이미지와 함께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AI는 이 같은 멀티모달 기능을 고도화한 AI 개발을 위한 ‘고비(Gobi)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구글도 멀티모달 기술을 반영한 ‘제미니(Gemini)’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고도 AI 기능이 기기 자체적으로 구동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는 이미 국내 기술로 개발된 상태다.

AI에 두뇌뿐 아니라 눈과 귀 등을 달아주는 기술 개발을 통해 AI의 영역은 한층 확장될 수 있다. ‘안전한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병력과 생활습관까지 반영한 질병 연구,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 등의 사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물론 AI 학습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AI를 활용해 살상무기를 제조하는 등의 문제에 대응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AI 원천기술을 확보한 일부 기업이 AI 기술을 사실상 독점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