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가거도 해상에서 중국 화물선이 좌초됐지만 배 안에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상태였다. 중국 화물선 선주는 열흘 전 유실된 배라고 주장했지만 우리 해경은 여전히 밀입국 등 범죄 연루 의심에 대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목포해경은 가거도 해상에서 29일 오전 침몰한 200t급 중국 화물선 A호의 선박 정보를 확인하고 중국 측 해경을 통해 A호가 열흘 전 중국 항구에서 유실된 선박이라는 해당 선주의 주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경이 자체적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A호는 선주가 지목한 항구에서 기관 동력 없이 표류하다 가거도까지 흘러온 것으로 추정됐다.
해경은 예상 이동항로 주변에서 최근 조업했던 어민을 대상으로 A호를 목격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탐문하고 있다. 또 선체 상태가 선주의 주장과 일치하는지도 파악하고 있다.
A호는 이날 오전 7시28분쯤 가거도 서쪽 해안 암벽 앞 10여m 해상에서 좌초된 채 침수 중인 상태에서 발견됐다. 인근에서 조업 중인 어선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약 45도 기울어진 상태로 침수 중인 200t급 중국 화물선에 올라 선박의 조타실과 선실, 기관실 등을 수색했지만 승선원을 발견하지 못했다. 또 인근 해상도 수색했으나 익수자 등을 발견하지 못했다. 구조 당국에 접수된 구조요청 신고도 없었다.
당시 화물선에는 위기 시 사용하는 구명정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해경은 이에 낚싯배나 소형 선박을 미리 준비한 국내 조력자 등이 승선원을 수송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하고 있다. 또 해양교통관제센터(VTS)를 통해 당시 좌초된 선박의 해상 이동경로도 살펴보고 있다.
목포=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