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9세인 지미 카터(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아내 로절린 여사의 추모 예배에 참석해 77년간 해로한 아내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휠체어를 탄 채 에모리대학 내 교회에 들어선 카터 전 대통령은 1시간 반 넘게 이어진 예배를 맨 앞줄에서 끝까지 지켜봤다. 그의 무릎 위에는 로절린 여사의 초상화가 수놓아진 담요가 놓여 있었다. 2015년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투병 사실을 밝힌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2월부터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자택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고 있다.
로절린 여사는 지난 5월 치매 진단을 받고 이달 17일 호스피스 돌봄에 들어갔으나 불과 이틀 만인 19일 자택에서 향년 96세로 별세했다.
추모 예배로 진행된 장례식에선 가족과 지인들이 돌아가며 고인을 기렸다. 딸인 에이미 린 카터는 카터 전 대통령이 해군 복무 중이던 신혼 시절 로절린 여사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편지에서 그는 “내 사랑, 당신을 볼 때마다 사랑에 빠집니다”라고 표현했다. 아들 칩 카터는 “어머니는 77년의 결혼 생활 동안 항상 매일의 이슈를 꿰뚫고 있었고, 백악관에선 너무나 많은 질문을 던지다가 각료 회의에 참여하기까지 했다”고 회고했다.
장례식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 등도 참석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