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137년 만에 국내 첫 ‘등록’ 세계박람회(엑스포)를 유치하려던 꿈이 일단 무산됐지만, 이번 유치전을 통해 가능성을 엿본만큼 곧바로 2035 엑스포 재도전을 검토하기로 했다.
더 나아가 이번 엑스포 유치 과정을 통해 부산은 수도권과 맞설 양대 축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먼저 부산·울산·경남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가덕신공항이 오는 2029년 말 개항을 목표로 추진되고, 북항 재개발 등 원도심도 대개조를 시작했다.
부산의 미래를 책임질 양대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서면서 부산시도 이곳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후발 사업 구상이 가능해졌다. 시는 북항 재개발 사업지를 중심으로 인근 영도구와 남구 등지를 지역 혁신 거점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신공항에서 해운대까지 부산을 횡으로 관통하는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BuTX) 사업도 민간 투자 방식으로 추진한다. BuTX는 가덕도신공항을 출발해 명지와 하단, 북항을 거쳐 부전, 센텀시티, 오시리아까지 정거장 7곳, 총 연장 54.043㎞ 구간으로 건설된다. 고질적인 교통체증이 빚어졌던 부산 도심 주요 도로도 대거 철거·신설되는 등 교통 인프라도 대폭 확충된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미 55보급창과 8부두 이전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이들 시설이 이전하면 동천변 친수 공간, 국제금융업무 중심지 조성도 탄력을 받게 된다.
부산시는 엑스포 유치 활동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드높아진 도시브랜드를 바탕으로 도시 외교 외연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49개로 늘어난 해외 자매 우호 도시를 대상으로 신규 비즈니스 투자 기회를 창출하기로 했다.
아울러 부산시는 이번 엑스포 유치 활동을 경험 삼아 다음 엑스포 재도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은 전 세계로부터 뛰어난 역량과 경쟁력, 풍부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면서 “정부와 부산시민들과 충분히 논의해 2035년 세계박람회 유치 도전을 합리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