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3월 가상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지난 6월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에서 처음 공개됐다. 고글처럼 머리에 쓰는 비전 프로는 손과 발, 목소리, 눈동자 등으로 기기를 제어한다. 비전 프로에 달린 카메라 12대 중 2대가 손의 움직임을 인식한다. 예를 들어 허공에 뜬 화면을 조작할 때 손을 사용한다. 손 움직임으로 복잡한 게임을 할 수도 있다.
미국 스타트업 ‘휴메인’은 옷에 붙여 사용하는 ‘AI 핀’을 최근 공개했다. AI 핀은 화면이 없는 작은 사각형 모양이다. 손 움직임과 음성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낸다. 손바닥이 화면 역할을 한다. 기기에 탑재된 레이저가 손바닥에 정보를 표시하는 식이다. 예컨대 전화가 왔을 때 기기에 손을 가까이 대면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표시된다. 손 움직임으로 재생 중인 음악을 바꿀 수도 있다. 애플 임원 출신 부부가 만든 이 제품이 ‘포스트 스마트폰’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출시된 ‘애플워치9’에는 ‘더블 탭 제스처’라는 기능이 도입됐다. 시계 화면을 터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쓸 수 있다. 애플워치를 착용한 손으로 엄지와 검지를 두 번 맞대면 전화를 받고 끊거나, 음악 재생·정지를 할 수 있다.
이들 제품은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화면)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WWDC 2023에서 “비전 프로는 더 이상 디스플레이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확장현실(XR·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아우르는 개념) 기기는 손을 자유롭게 할 뿐 아니라, 몸동작으로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애플은 손동작이 터치 스크린을 대체할 수 있다고 ‘베팅’하고 있지만, 이러한 도전은 실패했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0년 신체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기 ‘키넥트’를 게임기 ‘엑스박스’에 적용했으나 판매 부진을 겪었다. 미국 스타트업 ‘리프 모션’은 2013년 손동작만으로 화면을 조작할 수 있게 하는 장치를 내놨지만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