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하나님 나라와 한국교회, 좁혀서는 교단 총회를 품고 살았습니다. 공적 복음, 공교회라는 정신이 교회에 가득해졌지요. 우리 교회의 자랑입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리더십 승계-비전의 사다리’란 제목의 영상이 화제다. 은퇴를 앞둔 대형교회 담임목사와 후임 목사가 ‘리더십 승계’를 주제로 나눈 대화를 일반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파주 한소망교회 류영모(69) 목사와 후임 최봉규(52) 목사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새가족이 등록하면 ‘777 전략’을 펼쳐야 한다. 이는 7시간 이내에 환영 전화를 하고 7일 안에 가정 방문을 하며 교인을 7명 이상 붙여줘야 한다.” “목회자는 매주 설교마다 홈런을 쳐야 한다. 이는 목회자의 아름다운 부담감이다.”
33년 동안 목회한 선배 목사의 조언이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6편에 걸쳐 공개됐다.
영상 제작은 류 목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건강한 리더십 승계의 방안을 고민하던 류 목사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선배 의사가 제자를 혹독하게 훈련하는 모습에서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 엘리야 선지자가 엘리사를 훈련했던 성경 말씀이 연상됐기 때문이다.
류 목사는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사들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에 제자를 혹독하게 가르치는데 사람의 영혼을 돌보는 목사는 어떤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아무리 건강하던 교회라도 리더십 교체 이후에는 혼란과 분열을 겪기 마련”이라며 “후임자를 뽑고 이취임 예배를 한다고 저절로 리더십이 승계되지 않을뿐더러 교회의 역사와 가치관이 결코 후임에게 이어질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교회를 넘기며 이취임식 같은 행사는 하지 않고 리더십 승계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리더십 승계는 우리 목회자들이 교인들과 사회에 모든 것을 내보이면서 발가벗는 심정으로 공개적인 약속을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다른 교회에서는 하지 않는 유튜브를 활용한 공개 리더십 승계 과정을 통해 성도들도 새로운 목사를 믿어주시는 것 같고 응원 메시지도 많이 보내 주셔서 힘이 난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내년 12월 말까지 동사 목사로 사역하며 2025년 1월 한소망교회 2대 목사로 부임할 예정이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