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특수 효과도, 특별한 이벤트도 없었지만 공연장은 웃음과 열기로 가득찼다. 한국을 찾은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의 ‘치프’ 노엘 갤러거(사진)는 100분 간 쉬지 않고 노래했고, 팬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27일 저녁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선 ‘노엘 갤러거 하이 플라잉 버즈’ 공연이 열렸다. 1991년 결성된 오아시스는 발표한 정규 앨범 7장 모두 영국 차트 1위에 올리고 세계적으로 9000만장 이상 판매하며 브릿팝 부흥기를 이끌었다. 노엘 갤러거는 2009년 오아시스 해체 이후 하이 플라잉 버즈라는 이름으로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공연 전반은 하이 플라잉 버즈의 노래, 후반과 앙코르 무대는 오아시스의 노래로 꾸며졌다. 첫 곡 ‘프리티보이’부터 노엘 갤러거와 함께 노래하기 시작한 관객들은 노래가 끝나자 “노엘”을 연호하며 반겼다. 오아시스는 1990년대에 활동한 그룹이지만 좋은 음악은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듯 공연장을 찾은 관객은 20~30대가 주를 이뤘다.
공연 내내 노엘 갤러거는 긴 인사말을 전하는 대신 무대 중간 중간 팬들과 가벼운 대화를 이어 나갔다. “사랑한다”고 외치는 팬에게 “정말인가, 얼마나 사랑하나” 묻더니 “내가 더 많이 사랑한다”고 답했고, “사랑하는 걸 이미 알고 있지만 계속 외쳐달라”며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앙코르를 외치던 팬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다함께 오아시스의 ‘원더월’을 부르기 시작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공연의 마지막은 오아시스의 명곡 ‘리브 포에버’ 와 ‘돈 룩 백 인 앵거’가 장식했다. 노엘 갤러거는 “여러분은 아주 놀라운 사람들이다. 머지않아 또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무대에서 내려갔다.
2019년 이후 4년 여만에 진행된 노엘 갤러거 내한 공연은 예매 시작과 함께 전석 매진됐다. 27일부터 이틀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공연에 1만6500명, 지난 25일 영등포 명화라이브홀에서 열린 스페셜나이트 공연에 1600여명 등 총 1만8000여명이 노엘 갤러거를 만났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