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무감사 결과를 확정했다. 이 결과는 공천 과정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물갈이’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요한 혁신위’가 국민의힘 내부에 돌풍을 몰고 온 상황에서 당무감사 결과 폭풍까지 몰아치면서 국민의힘이 술렁이고 있다.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은 27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국 253개 당협위원회 중 사고당협을 제외한 204곳 중 46곳(22.5%)의 당협에 대해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에서는 경쟁력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본인 지지도가 현격히 낮은 경우 이런 부분을 고려해달라고 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무감사 결과 원내 당협위원장 중에서는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을)이, 원외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서울 동작을)이 1위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상위권 명단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진 않았다. 이와 관련 신 위원장은 “상위권은 공개적으로 발표하려고 했는데 공천과 총선을 앞두고 나머지 분들은 마음이 어려울 수 있으니 (발표에) 신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역 국회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 등 ‘인요한 혁신위’의 혁신안에 대해서는 “국민 뜻을 받들어 (총선에서) 이기는 쪽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신 위원장은 지난 21일 당무감사를 마무리짓고 김기현 대표를 만나 결과를 어느 선까지 공개할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무감사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당무감사 결과는 워낙 민감하다 보니 고려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당무감사 상위권과 하위권 명단을 발표하면 당에 혼란이 일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신 위원장이 상위권 당협위원장 실명 등을 공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자 김 대표가 만류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무감사 결과로 ‘영남권 물갈이’가 시작될 것이라는 ‘컷오프’(공천배제) 명단이 정보지(지라시) 형태로 돌자 당이 들썩이기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 총선기획단은 혁신안인 ‘하위 20% 공천 배제’ 이상의 컷오프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영남권 의원은 “컷오프 명단이 지라시로 돌 때는 분위기가 정말 좋지 않았다”며 “영남권 물갈이 시작이 당무감사가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번 당무감사가 ‘낙하산 인사’를 꽂기 위한 물갈이 작업에 활용될 것으로 보는 의원도 있다. 비영남권 의원은 “현재 당무감사 시스템은 물갈이 하려면 얼마든 할 수 있는 깜깜이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초선 의원도 “당무감사를 거치면서 의원들의 반발이 많았다”며 “당협 관리가 잘 돼 있으면 ‘중앙 정치는 왜 못 했느냐’ 하고, 당 험지에서 고군분투하는 위원장에게는 ‘왜 다른 지역보다 당원 수가 적으냐’고 추궁하는 식으로 꼬투리 잡으려 했다”고 말했다.
박민지 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