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예수의 비유] <37> 불의한 재판관과 끈질긴 과부

입력 2023-11-28 03:07
불의한 재판관에게 간청하는 가난한 과부

어떤 도시에 불의한 재판관이 있는데
그는 하나님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람들을 대놓고 무시하거나
뇌물을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다

그 도시에 한 가난한 과부가 있다
참으로 억울하고 원통한 사정 때문에
그 불의한 재판관에게 자주 가서
자기 원한을 풀어 달라고 애원한다

불의한 재판관은 그 과부를 무시하지만
과부는 끈질기게 매달려 애원한다
재판관은 과부가 자기를 하도 귀찮게 하자
마침내 그 원한을 풀어주기로 작정한다

너희는 이 불의한 재판관을 보아라
그런 자도 끈질긴 애원을 못 이겨 응답하는데
하나님께서 너희 밤낮 기도를 외면하시겠느냐
아, 인자가 올 때 세상에서 그런 믿음을 보았으면

◇이 비유는 세상 종말의 환난과 예수님의 재림과 관련해 주어졌다.(눅 18:1~8) 이 비유의 교훈은 이렇다. 종말에 세상의 핍박과 환난이 닥쳐올 때 믿는 자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비결은 결코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끈질기게 기도해 응답받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종말의 때에 세상에서 그런 믿음을 가진 자들을 찾기가 쉽지 않겠지만 그런 믿음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하나님은 ‘불의한 재판관’과 대조됐다. 만약 불의한 재판관일지라도 과부의 끈질긴 간청을 못 이겨 결국 그 소원을 들어주었다면, 하물며 사랑과 긍휼이 많은 하나님께서 자기 자녀의 밤낮 부르짖는 간청을 들어주시지 않을 리 없다는 가르침이다. 예수님은 가장 열악한 상황을 먼저 이야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가장 최상의 상황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유도하셨다.

김영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