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48)씨와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5)의 마약 의혹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졌다. 두 사람 모두 마약 정밀검사에서 음성이 나오고, 권씨의 경우 출국금지 조치까지 해제됐다. 이씨에게 마약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의사에 대한 구속 영장도 기각되자 애초에 무리한 수사가 아니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2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권씨 마약 혐의가 불기소 의견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답했다.
권씨는 경찰에 자진 출석했고, 모발과 손·발톱 마약 정밀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경찰은 권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밀감정 결과가) 음성으로 통보된 건 맞지만, 여러 정황상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분명하다면 불기소로 송치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씨와 권씨에 대한 마약 수사가 한 달 가까이 진행되고 있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경찰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확실한 물증 없이 유흥업소 여실장 A씨의 진술에만 기대 인천경찰청이 무리한 수사를 벌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인천경찰청이 마약 관련 혐의로 수사나 입건 전 조사(내사)를 벌이는 인물은 10명에 달한다. 이씨와 권씨 외에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여실장 A씨와 방송인 출신 작곡가 정모씨, 유흥업소 여종업원 등이다.
이씨의 경우 계속된 정밀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자 당초 ‘마약인 줄 몰랐다’에서 ‘마약 투약이 아닐 수도 있다’로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경찰은 법정 진술이 아닌 만큼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이씨 투약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A씨를 통해 이씨에게 마약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강남 성형외과 의사 B씨(42)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이규훈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나 다툼의 여지 등을 볼 때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가 어렵다”고 사유를 밝혔다.
이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