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씩씩한 강남순, 시청자 유쾌 통쾌… 이유미 “행복, 뿌듯”

입력 2023-11-28 04:05
그동안 강렬한 이미지의 작품을 많이 해온 이유미는 강남순을 통해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이유미는 “좋은 에너지를 드린 거 같아 마음이 따뜻했다. 행복하고 뿌듯한 작품으로 기억될 거 같다”고 말했다. 바로엔터테인먼트 제공

JTBC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이 전국 시청률 10.4%(닐슨코리아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호평 속에 종영했다. 드라마는 한국형 ‘모녀 히어로’가 악을 통쾌하게 처단해버리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모계 유전을 통해 대대로 괴력을 갖게 된다는 설정뿐 아니라 강남순과 황금주(김정은), 길중간(김해숙)이 여성과 아이들, 노인 같은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악의 세력을 단숨에 제압하는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희열을 줬다.

드라마의 종영을 기념해 2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유미는 “모녀간 혈통에 의해서 힘이 세진다는 설정이 주는 특별함과 힘이 센 여자들의 이야기가 한 드라마에 나이대별로 다 나와 있는 게 새로운 시도였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유미는 드라마의 주인공인 강남순을 연기했다. 드라마가 사랑을 받은 이유에 대해선 “시원한 액션도 있고, 꽁한 것들이 없는 드라마여서 많이 사랑해주신 것 같다”며 “악과 정의가 정확하게 나뉘어있는 데다 히어로가 그걸 다 이겨내는 게 투박해 보이지만 또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해 주신 부분 아닌가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사회적으로 마약과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시대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입소문을 탔다. 특히 현실에선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드라마에선 시원하게 해결된 덕에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후기가 많았다. 드라마에선 신종 합성 마약인 CTA 4885 사건이 마지막 회차에서 해결되고, 악의 무리는 법의 심판을 받거나 강남순 모녀의 괴력으로 혼쭐이 났다. 여기서 전해지는 통쾌함은 “나쁜 놈이 이기는 세상이 돼서는 안 된다” “앞으로 노인한테 사기 치는 놈은 다 죽는다” 같은 대사를 통해 배가 됐다.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당당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는 것도 드라마의 흥행 요소 중 하나였다. 강남순과 황금주, 길중간 모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했고, 사명감과 사랑을 모두 쟁취해냈다. 그중에서도 가장 티 없이 맑고 순수한 강남순을 연기한 이유미는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느낌으로 남순이를 표현하려 했다. 그래서 캐릭터를 ‘편견 없이 바라보자’ 생각하고 시도했다”며 “남순이가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강남순의 밝고 씩씩한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편안함을 안겨줬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중심으로 스릴러, 장르물이 유행하며 어두운 작품들이 많았던 만큼 그와 상반되는 내용의 드라마가 분위기를 환기시켜준 셈이다. 이유미는 “주변에서 드라마가 보기 편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좋은 에너지를 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 마음이 따뜻했다”고 전했다.

그간 강렬한 역할을 많이 해온 이유미의 연기 변신도 관전 포인트였다. 그는 “내가 하는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행복한 기운을 준다는 게 어렵지 않나”라며 “그래서 행복하고 뿌듯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기회만 생긴다면 강희식(옹성우)과 부부 경찰로 나오면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 시즌3가 나온다면 다시 출연하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마지막 회차에서 ‘힘쎈’ 캐릭터의 세계관 확장을 암시하며 끝을 맺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