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시스템과 연계된 민간 통신망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소방 당국의 긴급 구조 시스템이 마비될 뻔한 상황이 발생했다. 소방차량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단말기가 먹통이 되면서 현장에서는 수동으로 위치를 파악해야만 했다.
소방청은 27일 오전 8시부터 9시 37분까지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운영하는 서울종합방재센터 통신망 오류로 차량동태관리시스템(MDT)이 1시간 37분 가량 작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MDT는 긴급 상황 발생 시 신고자의 위치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단말기다.
MDT가 먹통되면서 이날 서울종합방재센터 종합상황실은 소방대원들에게 업무용 휴대전화에서 티맵 등 민간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신고 위치로 출동하도록 안내했다. 소방차의 출동 위치나 대기 여부를 확인해 중앙에서 통제하는 시스템도 정지돼 출동 중이거나 출동 가능 차량 등을 한눈에 볼 수 없는 등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MDT 먹통으로 인한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은 “장애 시간 동안 신고접수 및 출동지령 업무에 지장은 없었다”고 밝혔다.
먹통 원인은 MDT와 연결된 KT 통신망 문제로 파악됐다. KT의 기업전용 LTE 통신망이 일시 중단된 것이다. KT는 “인터넷 회선이 작업 오류로 일시 중단됐다가 복구됐다”고 설명했다.
정부행정망 장애로 대국민 서비스가 연이어 마비된 데 이어 민간 통신망 문제로 긴급 구조 시스템까지 마비될 수 있던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전반적인 통신분야 실태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