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크리스마스” 항공편 1년전부터 미리 예약했다

입력 2023-11-28 04:04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지난해보다 공항이 더욱 붐빌 전망이다.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을 계획한 이들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가성비’ 여행지가 된 일본 여행 붐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는 다음 달 24일과 25일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해외숙소 거래액이 약 11.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해외숙소 예약 시기도 대폭 앞당겨졌다. 지난해에는 크리스마스 150일 전 숙소를 처음 예약했는데, 올해는 무려 349일 전에 예약했다. 해외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전년보다 199일 빨리 숙소를 선점한 것이다. 평균 예약 시기도 2주 정도 단축됐다. 지난해는 여행 시작일 전 59.8일이었는데, 올해는 73.9일로 나타났다. 여기어때는 “올 초부터 계속된 해외여행 붐을 체감하면서, 예약 시기를 더욱 앞당긴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선호 여행지는 일본으로 나타났다. 여기어때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기간 가장 많은 해외숙소가 예약된 국가는 일본이었다. 이어 베트남, 태국, 필리핀, 대만 순이었다. 휴일이 짧은 만큼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지역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안에서도 도시별로 보면 후쿠오카가 가장 인기가 많았고, 오사카, 도쿄, 삿포로, 교토 순이었다.

항공권 예약률도 높은 편이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전날 기준 주요 노선은 90%대 예약률을 기록 중이다. 홍콩, 베트남 달랏,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은 만석에 가깝고, 인천~삿포로, 제주~홍콩, 제주~마카오, 인천~괌 노선 등은 90% 후반대를 기록 중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이후 폭발한 여객 수요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로 본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예매율을 공개할 순 없지만, 일본, 동남아 노선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만석되는 항공편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월이 직장인이 휴가를 가장 많이 가는 때라는 점도 작용한다. 통합 인력관리업체인 시프티가 지난 7월 발표한 ‘직장인 휴가 사용 동향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인들이 휴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달은 12월로 13.1%를 차지했다. 그동안 쓰지 못한 연차를 소진하려다 보니 12월에 휴가를 몰아 쓰는 이들이 많고, 이들이 해외여행에 나서면서 12월 예매율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의 다양한 연말 프로모션도 고객들의 여행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다음 주부터 일본 돗토리와 필리핀 보라카이 노선 대상 이벤트를 진행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유료좌석, 추가수화물 등에 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