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권 대형 복합쇼핑몰 건립에 나선 신세계그룹이 매장 확장을 전제로 한 광주 신세계백화점 이전 계획을 백지화한다고 27일 밝혔다. 영업종료와 함께 철거하려던 백화점 인근 이마트를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금호 유스퀘어(광주종합버스터미널) 일부 건물 등을 활용해 새로운 랜드마크 백화점을 조성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 산하 광주신세계는 27일 광주시청에서 광주시, 금호고속과 제3자 협약식(MOU)을 갖고 금호유스퀘어 문화관에 쇼핑·문화·예술이 복합된 백화점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유스퀘어 문화관에는 현재 영화관과 미술관 등이 부대시설로 들어서 있다.
광주신세계는 당초 현 백화점 옆 이마트 부지와 옛 아파트 견본 주택을 허물고 매장면적을 4배 늘려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를 건립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지난달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신세계프라퍼티의 광주권 대형 복합쇼핑몰 사업과는 별개로 추진해온 도심 백화점 확장 사업이다.
광주신세계는 이를 위해 지구단위 계획 변경 등 행정 절차를 밟아왔으나 인허가 권한을 가진 광주시 도시계획·건축 공동위원회가 백화점 확장 이전과 관련한 지구단위 계획 심의에서 7가지 보완 의견과 함께 재심의 결정을 내리자 고심 끝에 기존 확장 방안을 전격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자체 보유 중인 이마트 부지와 광주고속이 운영하는 문화관 건물을 활용해 ‘매장 확장’ 효과를 노리기로 했다.
광주신세계는 유스퀘어 운영사업자 금호 측과 물밑 협상을 벌여 우여곡절 끝에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 측은 그동안 제시된 유스퀘어 문화관의 백화점 매장 전환에 난색을 표명했으나 광주신세계 협상안에 도장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신세계 최근 이사회에서 기존 백화점 확장 방안 백지화와 이마트 광주점 영업종료 철회를 의결했다.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 이마트 유지와 더불어 유스퀘어 임대로 급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그룹 차원에서 발표한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 건립 방안을 스스로 궤도수정한 셈이어서 신뢰도 하락을 자초했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금호 측이 최초 개발안으로 대두된 유스퀘어 활용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가 추가 협의에 원만히 응해준 결과”라며 “백화점과 접한 부지와 건물을 새롭게 꾸며 이용객들의 편의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