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첫 한인 장관이 탄생했다. 뉴질랜드 공영라디오 RNZ는 27일(현지시간) 신디 키로 총독이 멜리사 리(한국명 이지연·사진) 국민당 의원을 새 정부의 경제개발부, 소수민족부, 미디어·통신부 3개 부서 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리 장관은 이날 취임식에서 한국어와 영어로 번갈아 가며 장관 선서문을 읽었다. 그는 한국어로 “본인 멜리사 이지연은 법에 따라 찰스 3세 국왕 폐하와 그의 후계자 및 왕위 계승자에게 진정으로 충성을 다할 것을 선서합니다”라며 “원활한 뉴질랜드 국정운영을 위해 필요한 경우 항상 최선의 판단력을 발휘해 총독에게 자유로이 자문하고 조언할 것을 선서합니다”라고 말했다.
리 장관은 취임식 후 SNS에서 “한국어로 선서하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1966년 한국에서 태어난 리 장관은 말레이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호주 디킨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공부했고, 1988년 뉴질랜드로 건너와 언론인으로 20년간 활동했다. 뉴질랜드 공영방송 TVNZ에서 아시아인 문화와 이슈를 다루는 프로그램 ‘아시아 다운언더’의 진행자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얼굴을 알렸다. 2008년 처음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지난 총선을 통해 6선 의원이 됐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