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전기업 다이슨이 한국 소비자의 불만에 뒤늦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논란된 사후관리(AS) 정책을 개선하고,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처음으로 인기 제품인 에어랩을 할인 판매 중이다. 높은 가격만큼이나 콧대 높았던 기존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슨이 전향적으로 AS 정책을 바꾼 배경에는 롤랜드 크루거 다이슨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의 ‘입김’이 있었다. 이들은 한국 내 여론 동향을 보고받은 뒤 “즉시 해결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슨은 지난 22일 고객 과실 유무와 상관없이 보증기간(2년) 내 제품 무상 수리 혹은 교환·환불을 해주겠다는 AS 정책을 내놨다. 또 “한국에서 지연되는 수리를 이달 말까지 모두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소비자연맹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다이슨 관련 불만 신고는 864건으로, 전년보다 67%가량 증가한 사실을 공개했다. 소비자연맹은 “구입한 지 몇 개월 안 된 제품도 수리 기간이 길어지는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다이슨의 AS 문제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건 처음은 아니다. 과거 다이슨은 부품 부족으로 수리 지연은 어쩔 수 없다며 배짱을 부렸었다.
몸을 낮춘 다이슨코리아는 이달 말까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에어랩, 헤어 드라이어, 청소기, 공기청정기 등을 할인 판매키로 했다.
다이슨코리아가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에어랩을 할인하는 건 처음이다. 일각에선 다이슨코리아의 재고 자산 증가를 그 배경으로 꼽는다.
다이슨 입장에선 국내 시장이 충분히 매력적이다.
가전 불황에도 지난해 다이슨코리아의 매출액은 6739억6200만원으로, 전년보다 18%가량 늘었다. 다이슨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인의 65%가 매일 머리를 감는데, 글로벌 평균의 2배”라고 밝혔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