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감리교회(GMC·Global Methodist Church) 임시실행위원인 류계환(53) 목사의 어조는 확신에 차 있었다. 류 목사는 감리교회 신앙회복 운동을 펼치고 있는 GMC 교단을 알리고, 한국교회와 협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을 찾은 류 목사를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가 속한 GMC는 2022년 5월 출범해 40여개국 4000여 교회가 가입한 교단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소속된 교회 대부분이 미국 연합감리교회(UMC·The United Methodist Church)에서 나왔다. 현재 류 목사를 포함해 19명으로 구성된 임시실행위원회(TLC·Transitional Leadership Council)가 교단을 이끌고 있다.
임시실행위에는 은퇴한 전 UMC 감독과 현직 목회자, 평신도 지도자, 아시아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을 대표하는 목회자 등이 포진하고 있다. 러시아와 필리핀, 아프리카의 현지인 지도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임시실행위원 중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목회자는 류 목사가 유일하다.
GMC 출범의 배경에는 2016년 UMC 서부 지부가 첫 번째 동성애 성향의 LGBT 감독을 선출한 것과 연관이 깊다. 이를 반대하는 보수그룹과 진보그룹 간 논쟁이 벌어졌고, 보수그룹이 이탈해 교단을 이룬 것이 GMC다. 처음부터 교단 창립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라는 게 류 목사의 설명이다. 그는 “GMC는 감리교회 신앙을 회복하고 미국 감리교회가 이어온 복음적이고 성서에 따른 입장을 지키고 가르치기 위한 운동으로 출발했다”며 “새 교단을 만들겠다는 의도보다는 기존 UMC의 회복과 갱신이 목적이었다”고 했다.
LGBT에 대한 반대가 GMC의 정체성인 것처럼 알려진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류 목사는 “개인적으로 단 한 번도 GMC가 동성애자를 배제하는 교단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LGBT에 대한 애정을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다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LGBT를 품고 전도하는 일은 GMC도 당연히 함께해 나갈 일”이라며 “다만 LGBT를 교인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동성애를 해도 괜찮다고 묵인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성경의 가르침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진보그룹 안에서 차별과 배제가 일어나고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류 목사는 “UMC는 빅텐트를 표방하지만 정작 성경·복음적 신앙을 지지하는 사람을 보호하지 않는다”며 “UMC 내 절반 이상의 연회가 LGBT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 목사 후보생에게 안수를 주지 않는 장정 불복종을 결의했다”고 주장했다.
애즈버리와 유나이티드 베일러 등 미국 내 7개 신학교가 GMC 목회자 배출을 위한 학위과정을 개설했거나 추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GMC는 내년 9월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적인 교단 지도부를 구성할 방침이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