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한국의 단기 외채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란의 석유 수출대금 60억 달러(약 8조원)가 빠져 나간 영향이다.
정부나 금융기간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 외채가 전체 대외채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면서 정부의 대외건전성이 개선되는 모양새다.
22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한국의 대외채무는 3개월 전보다 157억달러 감소한 6493억달러를 기록했다. 3분기 대외 채무 대비 단기 외채 비율은 21.8%로, 2분기 말(24.3%)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1994년 4분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단기 외채가 감소한 것은 3분기 은행 등 예금 취급 기관의 현금 및 예금이 79억 달러 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한국에 묶였던 이란의 석유 수출 대금 60억 달러가 빠져나간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단기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율도 2분기와 비교해 4.2%포인트 하락한 34.2%까지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33.1%)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대외채권은 1조20억 달러로 외환보유액 감소 등의 영향으로 2분기 말(1조189억달러)과 비교해 1.7%(169억달러) 줄었다.
이에 따라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 규모도 전분기(3538억달러)에 비해 11억달러 감소한 3527달러를 기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및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대외채무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