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들어온 듯… ‘차박’에 최적화

입력 2023-11-23 20:55
신형 싼타페 외관. 전체적으로 박스형 디자인을 적용했다.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후미등을 과감하게 아래로 내려 배치했다. 현대차 제공

지난 7일 현대자동차로부터 신형 싼타페 시승차를 건네받으려고 아파트 주차장에 내려갔다. 많은 자동차 사이에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5년 만에 완전변경해서 돌아온 싼타페는 처음 공개됐을 때 한국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이슈가 됐다.

전체적으로 박스형 디자인이다. 1991 년 출시돼 인기를 끌었던 대표 오프로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갤로퍼를 닮았다.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자동차 뒷유리다. 대부분 SUV는 45도 정도 기울어져 있지만 싼타페는 거의 수직에 가깝게 서 있다.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트렁크 적재 용량을 725ℓ까지 늘렸다. 트렁크를 열고 차량 오른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2·3열이 한 번에 접혔다. 들어가서 앉았더니 천장이 높고 내부 공간이 넉넉해 작은 방에 들어온 것 같았다.

후미등도 과감하게 아래로 내려 배치했다. 테일게이트(뒷문)를 열었을 때 차폭을 가장 넓게 하기 위해서다. 차 위에 올라가거나 짐을 실을 때 이용하는 손잡이(루프랙)를 장착했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차박’(자동차 숙박)에 최적화한 디자인과 성능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운전석에 앉았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스마트폰 2개를 동시에 무선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사진). 조수석 앞에 자외선 소독이 가능한 ‘UV-C 살균 멀티 트레이’를 달았다. 쓸모는 없어 보였다. 콘솔박스는 앞·뒤 양쪽으로 열 수 있어 2열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3열에 USB 충전 포트와 별도의 공조 버튼을 탑재했다.

싼타페를 타고 서울 마포에서 인천 영종도까지 왕복 약 130㎞를 주행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 빠르게 치고 나갔다. 이 차량의 최고 출력은 281마력에 달한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전환하자 보다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보였다. 그럼에도 정숙성을 잃지 않았다. 각진 형태에도 불구하고 공기저항 계수가 0.294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에어플랩 등 공기저항을 줄이는 기술을 적용해 풍절음 등 외부 소음을 차단했다. 가격은 3888만원부터 시작한다.

이용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