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현대자동차로부터 신형 싼타페 시승차를 건네받으려고 아파트 주차장에 내려갔다. 많은 자동차 사이에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5년 만에 완전변경해서 돌아온 싼타페는 처음 공개됐을 때 한국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이슈가 됐다.
전체적으로 박스형 디자인이다. 1991 년 출시돼 인기를 끌었던 대표 오프로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갤로퍼를 닮았다.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자동차 뒷유리다. 대부분 SUV는 45도 정도 기울어져 있지만 싼타페는 거의 수직에 가깝게 서 있다.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트렁크 적재 용량을 725ℓ까지 늘렸다. 트렁크를 열고 차량 오른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2·3열이 한 번에 접혔다. 들어가서 앉았더니 천장이 높고 내부 공간이 넉넉해 작은 방에 들어온 것 같았다.
후미등도 과감하게 아래로 내려 배치했다. 테일게이트(뒷문)를 열었을 때 차폭을 가장 넓게 하기 위해서다. 차 위에 올라가거나 짐을 실을 때 이용하는 손잡이(루프랙)를 장착했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차박’(자동차 숙박)에 최적화한 디자인과 성능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운전석에 앉았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스마트폰 2개를 동시에 무선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사진). 조수석 앞에 자외선 소독이 가능한 ‘UV-C 살균 멀티 트레이’를 달았다. 쓸모는 없어 보였다. 콘솔박스는 앞·뒤 양쪽으로 열 수 있어 2열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3열에 USB 충전 포트와 별도의 공조 버튼을 탑재했다.
싼타페를 타고 서울 마포에서 인천 영종도까지 왕복 약 130㎞를 주행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 빠르게 치고 나갔다. 이 차량의 최고 출력은 281마력에 달한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전환하자 보다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보였다. 그럼에도 정숙성을 잃지 않았다. 각진 형태에도 불구하고 공기저항 계수가 0.294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에어플랩 등 공기저항을 줄이는 기술을 적용해 풍절음 등 외부 소음을 차단했다. 가격은 3888만원부터 시작한다.
이용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