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암컷’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한 최강욱 전 의원에게 당원자격 6개월 정지 징계를 22일 내렸다. 민주당은 당 윤리심판원을 거치지 않고 최고위 의결만으로 처분하는 비상 징계 조치를 취했다. 최 전 의원 발언과 관련해 여성 비하 후폭풍이 계속되자 긴급 수습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 제77조 및 당규 제7호 제14조 제32조에 따라 최강욱 당원에 대해 당원자격 정지 6개월의 비상 징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규 7호 32조는 ‘당대표는 선거 또는 기타 비상한 시기에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사유가 있거나 그 처리를 긴급히 하지 아니하면 당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제13조 및 제25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당 윤리심판원을 거치지 않은 이번 징계가 이재명 대표 의중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박 대변인은 ‘징계 조치가 최고위 만장일치로 의결된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여러 의견이 많이 있었다”면서도 “당에서 이런 문제가 불거졌을 때 엄정 대처해야 한다는 부분은 최고위원들이 같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당내 막말과 설화,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엄정한 대처와 함께 경각심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며 “기강 해이나 발언 논란이 당에 부담이 되고, 이 같은 상황이 민주당에 위기가 된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비공개 회의에서 (최 전 의원 발언에 대해) 점잖게 꾸짖는 분위기였다”며 “민주당 전체가 더 겸손하고 절박하게 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21일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치인에게 말 한마디는 천근의 무게”라며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늘 진중하고 세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 과학기술원(GIST)에서 열린 민형배 의원의 북 콘서트에 참석해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며 “내가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말해 여성 비하 논란이 일었다.
친명(친이재명)계도 당내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 ‘처럼회’ 소속이던 최 전 의원의 발언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내년 4월 총선이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막말·설화 논란이 터져 나오는 것은 엄청난 악재이기 때문이다. 친명계 재선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발언일 뿐 아니라 민주당에도 굉장히 손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 전 의원은 22일 참석 예정이었던 ‘처럼회’ 소속 황운하 의원이 주최한 ‘검찰개혁 토론회’에 불참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