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이나 무소속 후보 등을 포함한 삼자·다자 대결에서 모두 7~8% 포인트 격차로 승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압도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다는 주치의 진단서를 공개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했다.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업체 해리스폴은 20일(현지시간) 등록 유권자 28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 지지를 얻어 바이든 대통령(41%)을 7% 포인트 앞섰다고 밝혔다. 둘 사이 격차는 지난달 조사 때보다 2% 포인트 늘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포함된 3자 대결에서도 41% 지지를 얻어 바이든 대통령(34%)을 앞섰다. 케네디 주니어는 17% 지지를 받았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코넬 웨스트와 녹색당 질 스타인 후보까지 포함한 다자 대결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41%, 바이든 대통령 33%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바이든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45%로 지난 7월 저점(41%) 때보다 4% 포인트 올랐다. 인플레이션 진정 등 경제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가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의 자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응답자의 58%는 정신적으로 공직에 적합한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고,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너무 늙었다는 응답도 66%에 달했다.
응답자 절반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을 만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56%는 그가 나라를 더 좋은 방향으로 흔들어놓을 사람이라고 답했다.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고 나라를 분열시킬 것이라는 응답은 44%였다. 트럼프에 대한 기대가 사법 리스크와 극단주의 우려를 능가한 것이다.
81번째 생일을 맞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76번째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 행사를 주최하며 “내가 첫 (사면)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거짓말하기에는 내가 너무 젊다”고 자신의 약점인 나이로 농담을 했다. 그러나 연설 중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브리트니 스피어스로 혼동해 잘못 말하는 실수를 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신체검사 결과가 정상 범위이고, 인지검사 결과도 좋았다는 내용의 주치의 진단서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