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4월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총선 득실 분석에 들어갔다.
‘한동훈 등판론’에 대한 민주당 내부 기류는 복합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 장관 출마로 ‘정권심판론’이 더욱 불붙을 것이라며 반기는 기류가 있다. 반면 수도권과 2030세대에서 ‘한동훈 바람’이 불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울의 한 재선 의원은 20일 “한 장관이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 등을 맡아 전면에 나설 경우 윤석열 정권 친정체제 구축으로 보일 것”이라며 “‘검사 정권’에 대한 불만이 절정에 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의 다른 재선 의원도 “‘작은 윤석열’이 등판하면 정부심판론에 불을 지르는 꼴”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한 장관 출마를 고리로 검찰 권력과 대립각을 세우는 전략을 펼칠 경우 중도 표심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당 총선기획단 관계자는 “중도층과 무당층을 중심으로 ‘검찰 공화국’에 대한 반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검찰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는 심리가 투표에 반영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 장관 출마 지역구나 총선에서의 역할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큰 관심사다. 민주당에서는 한 장관이 만약 험지에 출마해 ‘의미 있는 패배’를 각오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대로 보수 성향이 강한 서울 강남·서초 등이나 비례대표로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에 오히려 악재로 작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은 한 장관의 대중적 인기와 이슈 장악력에 대해서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서울의 초선 의원은 “이미 한 장관의 출마 관련 기사가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며 “지지 여부를 떠나 한 장관에게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것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한 장관 말 한마디에 총선 판도가 흔들릴 경우 민주당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한 장관이 젊은 남성층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강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기획단 소속의 한 의원은 “한동훈이 나오든 아니든, 민주당은 민주당이 갈 길을 가면 된다”면서 “한 장관이 총선 국면에서 헛발질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