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애플 리셀러 ‘윌리스’ 매장 이달 폐점… 온라인은 내년 1월까지

입력 2023-11-20 04:03

애플로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등 제품을 받아 재판매하는 애플 공식 프리미엄 리셀러 ‘윌리스’가 문을 닫는다. 애플 직영점인 애플스토어가 들어선 지 약 5년 만이다. 애플이 직영점 영업을 본격화하면서 기존 대리점 격인 리셀러가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도태되는 양상이다.

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윌리스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말부터 전 매장의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오는 27일 잠실점, 월드타워점을 시작으로 다음달 12일까지 오프라인 전체 18개 매장을 철수할 예정이다. 특히 부산광복점은 개장한 지 8개월 만에 폐점한다. 윌리스 온라인몰도 내년 1월 31일부로 영업을 종료한다.

리셀러는 본사를 대신해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는 업체다. 자동차로 치면 벤츠가 직접 판매 대신 판매를 위탁하는 딜러사인 셈이다. 애플 리셀러는 크게 점포 디자인과 직원 교육에 있어 애플 본사의 간섭을 받는 윌리스, 프리즈비 등 프리미엄 리셀러(APR)와 일반 판매 매장인 공인 리셀러(AAR)로 나뉜다. 이에 반해 애플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것은 애플스토어다. 애플스토어는 아이폰 판매는 물론 서비스 개통, 사후 서비스(AS)까지 책임진다. 국내 시장은 2017년까지 애플스토어 없이 에이샵, 프리즈비, 윌리스 등 리셀러가 애플 제품을 유통해왔다.

이번 윌리스의 사업 종료는 애플스토어의 공격적인 직영점 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2018년 서울 신사 가로수길에 애플스토어 1호점을 연 이후 직영점을 늘리는 추세다. 영업 부진을 이유로 철수한 서울 여의도 프리즈비 매장 자리는 애플스토어 2호점이 차지했다. 올해 3월엔 신논현역 인근에 애플스토어 5호점이 들어섰다. 홍익대 근처에 6호점 매장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직영점 진출 이후 리셀러 업체들은 애플스토어와의 서비스 차별화가 어렵다는 점에서 고객 유출을 우려해왔다. 가격, 기기 품질에 차이가 없지만 부가적인 혜택이 있는 애플스토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수요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리셀러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11억5000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최근 10년 동안 가장 적은 수준이다. 아이폰의 온라인 유통 채널이 늘어난 점도 리셀러 이용자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