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 홍대앞·신촌거리 ‘청년맞춤 사역’ 통통 튀네

입력 2023-11-20 03:01
서울 나의교회 청년들이 2019년 마포구 곽병훈 목사의 집 테라스에서 바베큐 파티를 열고 있다. 네오 제공

2018년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교회를 개척한 김상인(43) 목사는 새벽만 되면 청년들이 북적이는 클럽을 찾아갔다. 목이 말라 클럽 밖으로 나오는 이들에겐 물을 주고 배고프다는 이들에겐 손수 라면을 끓여줬다. 묵묵히 청년들을 대접하는 모습에 그들이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다.

“아저씨 누구세요?” “왜 저희한테 이렇게 해 주시는데요?” 묻는 이들에게 그제야 복음을 전했다.

곽병훈(41) 목사는 같은 지역에서 카페와 공연장을 운영하며 청년들에게 다가갔다. 교회에 청년이 없다고 하는데 홍대와 신촌에는 청년이 넘쳐났다. 한달에 1만명 넘는 청년을 만났고 그들의 생각과 고민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들을 수 있었다.

김 목사와 곽 목사처럼 청년을 향한 특별한 비전과 독특한 목회 모델을 가진 젊은 목회자들은 ‘네오(NEO)’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김상인(움직이는교회) 곽병훈(나의교회) 남빈(뉴송처치) 김성민(다이나믹처치) 남성모(코너스톤처치) 김홍빈(어반미션처치) 최영천(온리처치) 임재승(하베스트락처치) 스티브조(하와이 코나 열방대학) 목사가 주인공이다. 모두 청년사역에 희망과 비전이 있다고 확신을 품고 있는 이들이다.

19일 서울 마포구 나의교회에서 만난 곽 목사는 “교단도 목회에 뛰어든 계기도 다른 이들이 오직 청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였다”며 “지금은 나도, 움직이는교회도 사역의 방향을 바꿨는데 우리의 실패와 성공 사례를 공유하면서 다양한 목회 모델을 한국교회에 제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네오 소속 회원 목회자들이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시티미션교회에서 열린 콘퍼런스를 앞두고 강사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네오 제공

5년 전 청년을 향한 마음과 개척교회의 어려움을 나누던 목회자들은 한달에 한 번 연합기도회를 열면서 교회 청년들의 연합도 꾀하고 있다. 처음엔 모두 홍대와 신촌에 있던 교회들이 코로나19를 지나며 장소를 옮기는 등 변화된 부분도 있지만 처음 가졌던 마음, 즉 초창기 정신은 놓지 않고 각자 개성 있는 사역을 펼치는 중이다.

곽 목사는 복음 전파에 더 집중하기 위해 공연장 사역을 접고 새롭게 출발했다. 모든 프로그램이 청년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져 있다. 원룸이나 셰어하우스에 사는 청년들을 위해 심방은 곽 목사의 집에서 한다. 인스턴트에 익숙한 청년들을 위한 따뜻한 집밥이 심방의 하이라이트다. 출근 때문에 새벽 시간이 여유롭지 않은 청년들의 특성상 새벽기도회는 저녁기도회로 대체했다. 한달에 한 번은 신촌 인근에서 지나가는 청년을 대상으로 찬양 버스킹도 진행한다.

네오 소속 교회 청년들이 한 달에 한 차례 모이는 연합 기도회 현장. 네오 제공

뉴송처치는 소그룹이 눈에 띈다. 청년 리더들이 직접 전도한 청년을 한 셀로 묶어 영적 아비와 어미 역할을 하게 한다. 남빈(38) 목사는 “청년들의 가능성을 제한하면 안 된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믿어주고 기다려주면 그들이 스스로 성장한다”고 말했다.

대학에 있는 해외 유학생을 위한 사역, 공유교회 사역, 복지관과 연결한 지역섬김 사역, 성도 한 사람을 하나의 교회로 세우는 ‘일상교회’ 사역 등도 교회마다 시도되고 있다. 9개 교회 목회자들이 강조하는 핵심은 크게 2가지다. 교회가 청년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것, 그리고 말과 더불어 행동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목회자의 시선을 더이상 교회 안 청년에만 두면 안 됩니다. 청년들이 열광하는 한정판 신발보다 복음이 덜 매력적인 게 아니라는 걸 알려야죠. 홍수와 같은 세상 속에서 생수 같은 기독교의 역할을 감당하는 네오와 한국교회가 되도록 함께 동역하면 좋겠습니다.”(김상인 목사)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