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수요 발표 두번 연기… 결집하는 의사단체들

입력 2023-11-20 04:03
국민일보DB

의과대학 증원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하려던 정부가 두 차례 일정을 연기하면서 이후 진행할 현장실사 등 후속 일정도 줄줄이 차질을 빚게 됐다. 정부는 수요조사 결과에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그 사이 의사단체들의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지난 13일 의대 정원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저녁 일정을 돌연 연기했다. 이후 지난 17일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결국 복지부는 19일에도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복지부는 수요조사 결과를 취합한 이후 각 대학이 적어낸 희망 정원 규모가 현실성이 있는지 의학교육점검반을 꾸려 2주간 현장점검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수요조사 결과 발표가 미뤄지면서 이 또한 연기되는 모양새다.

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의 반발을 의식한 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앞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룬 이유가 의사단체 눈치를 보는 것이냐’는 강은미 정의당 의원 질의에 “따져볼 것도 있고, 확인할 사항이 있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수요조사 집계 이후에 수정 의견이 추가로 들어온 상황이어서 이번 주까지 검토한 뒤 발표 일정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협 측은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일정 발표에 강하게 항의했고, 이에 정부가 부담을 느껴 연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의협 관계자는 19일 “복지부의 일정 발표를 의협은 사전에 알지 못했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려던 것에 대해 항의했다”고 말했다.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려던 당초 계획과 달리 일정이 지연되면서 의사단체들의 반발도 결집하는 상황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지난 17일 개최한 연례회의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지태 대한의학회장은 “투쟁 없이 의권을 얻기 힘들다. 의협의 행보를 적극 지지해 달라”며 의협을 중심으로 강경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